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전투복 입고 백악관 찾은 젤렌스키…“패트리엇 더 달라” 농담 반, 진담 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러시아 침공 후 처음 미국에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꾸준한 지지를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하며 강한 연대를 과시했다.

21일(현지시간) 젤렌스키는 짙은 녹갈색 셔츠와 바지, 부츠 등 ‘전투 복장’을 연상케 하는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세계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열린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의 자체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위대한 우크라이나 국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인 당신과 함께한다”고 말해 연대와 지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정한 것을 언급하고서 “당신은 미국에서 올해의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의 부탁이라며 대위가 받은 무공훈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넸다.

‘HIMARS가 여러 전우의 생명을 구했다’는 대위의 발언도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받을 자격이 없지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답례로 동전 모양의 기념품인 코인을 전했다.

세계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의 자녀가 살아서 대학에 가고 그들의 자녀를 가지는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딸을 잃은 수많은 우크라이나 부모가 전장에서 복수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살아간다면서 “엄청난 비극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질수록 복수만을 위해 사는 부모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무작정 지원하는 것에 대한 미국 의회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의회가 바뀌더라도 (우크라이나를) 초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2023 회계연도 예산안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449억달러 예산이 포함된 것에 대해 “미국이 투자하는 모든 달러가 세계 안보를 강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만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해 “여러분들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라며 “미국인들은 얼마나 오래 걸리든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양 정상은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농담을 주고받는 여유를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시점에 미국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예를 들어 (이번에 지원받는) 패트리엇을 배치한 이후에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많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통역을 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말에 웃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로 “정말 미안하다”고 얼른 수습에 나섰다.

이어 한 기자가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모든 무기를 바로 지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가리키면서 “그의 답은 예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