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1년 전보다 15% 급등
코로나19 시기, 자영업 대출 48% 급증
부동산경기 둔화, PF대출 부실우려 커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2022년12월)’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분기 말 1014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연간으로 따지면 14.3%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 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48%나 급증했다.
8%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증가폭도 가팔라졌지만, 내용도 좋지 않다. 자영업자 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6.5%)보다 비은행(28.7%)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고, 비취약차주(13.8%) 보다 취약 대출자(다중 채무를 가진 자영업자 가운데 저소득자)가 18.7% 빚이 급증했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자영업의 매출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융지원 효과도 사라지면 내년 말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 위험 규모가 최대 39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와 관련 “금융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지원 및 사업전환 프로그램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실물·금융 지표로 산출하는 FSI도 지난 10월부터 ‘위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FSI가 8 이상 22 미만이면 ‘주의’, 22 이상이면 ‘위기’ 단계다.
FSI는 올 3월 8.9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10월에는 23.6으로 ‘위기’ 단계에 들어섰고, 11월(23)에도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22를 넘고 있다. 한은은 “10월 채권 및 단기자금 시장 경색으로 자금중개기능이 일부 제약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조치 이후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높은 가계부채 수준▷기업신용의 가파른 증가세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부동산 금융 ▷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 저하 등이 여전히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인으로 잠재돼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민간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2배에 달한다. 가계와 기업부채를 합친 민간신용은 올 3분기 기준 GDP대비 223.7%로, ▷2021년 4분기 219.5% ▷2022년 1분기 220.9% ▷2분기 222.3%에서 꾸준히 확대됐다. 액수로는 가계부채가 1870조6000억원, 기업부채가1722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은은 기업부채가 늘어난 때문으로 봤다. 3분기말 가계부채는 1년전보다 1.4% 늘며 증가율이 축소된 반면, 기업부채는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악화와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같은 기간 15%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명목GDP비율이 3분기말 105.2%로 1분기(105.5%) 대비 하락한 반면, 기업신용/명목GDP비율은 118.5%로 1분기(115.3%) 대비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및 PF(대출·유동화증권) 취급도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2017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 및 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나타난 비은행권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9월말 기준 58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나 급증한 상태다. PF대출도 같은 기간 22.8%가 늘며 116조6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한은은 PF유동화증권이 내년 상반기에만 22조6000억원이 만기 도래 하는 등 대내외 충격 발생 시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부동산기업 대출 및 PF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증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3분기 금융취약성지수(FVI)는 44.9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이 지수는 자산 가격 변화, 신용 축적도, 금융회사의 위기복원능력 등 3가지를 반영해 산출한다. 한은은 FVI가 최근 15년 평균치(37.4)에 비하면 크게 높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이 축소되는 등에 따라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yjsu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