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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북한이 '푸틴 친위부대'에 무기 팔아"…美, 유엔 결의 위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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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백악관 "北, 지난달 와그너그룹에 로켓·미사일 판매"

와그너그룹 "소문과 억측" 부인]

머니투데이

와그너그룹 건물/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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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 기업인 와그너그룹에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달 와그너그룹이 사용한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은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으며, 전달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초기 공급한 무기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의 무기 인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로 판단하고, 안보리에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인도하면서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것은 물론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와그너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초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수의 포탄'을 제공했으며, 화물의 목적지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등으로 위장해 러시아에 군사 무기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앞서 9월에도 무기 조달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전쟁에서 쓸 포탄과 로켓 수백만 발을 구매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무기를 수출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번 북한의 무기 판매와 관련해 커비 조정관은 와그너그룹에 전달한 것일 뿐 러시아 정부에 공급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푸틴의 친위부대'로 불리는 와그너그룹은 2014년 만들어진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돈바스 외에 시리아·리비아·수단·말리 등 분쟁지역에 러시아를 대리해 개입한 바 있다. 민간인 공격과 고문, 살해, 약탈 등 광범위한 전쟁범죄가 주요 임무다.

이 조직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과정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와그너그룹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와그너그룹이 약 5만명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며, 이들은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와그너그룹의 높아진 위상 탓에 러시아군 장교들이 이들의 명령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러시아군 및 다른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병합 이후인 2017년 와그너그룹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미 상무부가 전날 와그너그룹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으며, 향후 몇 주 안에 와그너그룹과 이들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그너그룹은 "소문과 억측"이라며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인도받았다는 미국 측 주장을 일축했다. 프리고진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그런 노력은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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