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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2023전망] '첩첩산중' 남북관계…터닝포인트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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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강도 도발 예고…핵실험·정찰위성·ICBM 정상발사·핵잠수함 개발 등

국제정세 北 전략적 활용…대화 여건 어렵지만 '전격적 돌파구'도 대비해야

연합뉴스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23년 남북관계는 국면 전환 여건이 여의치 않아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내년에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26일 예측했다. 물론 북한도 강경한 대남 적대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북한에 대해 언제든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지만, 북측이 남측이 내민 손을 붙잡을 확률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치열한 미중의 전략경쟁 등 국제정세가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할 뿐더러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선명해지는 틈을 이용, 핵·미사일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군사적 긴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 2023년에도 도발 예고…군사정찰위성·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

북한은 내년 중 군사정찰위성 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30~45도)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 시험과 핵실험이 결행된다면 한반도 위기 지수는 정점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전술핵·전략핵과 더불어 이른바 '북한판 3축체계'를 구성하는 정찰위성을 내년 상반기에 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아울러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정상 각도 발사를 시사했다.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고체 ICBM'과 핵잠수함 개발도 예상된다.

여기에 7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국내외 여건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핵실험 버튼을 누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연쇄 핵실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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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ICBM 공로자들과 기념사진 촬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2년 11월 18일 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판매 및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北, 핵 보유 자신감에 국제정세도 유리하다 판단

남측은 내년에도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북측에 대화와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년도 업무추진 방향에 대해 "북한이 도발을 멈추도록 꾸준히 설득하며 남북당국 간 접촉이 시작되도록 만들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를 선택하고 당국간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의 대화·협력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했다면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데다 현재의 국제정세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8일 시정연설에서 "현 국제정세는 미국이 제창하는 일극 세계로부터 다극세계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런 정세를 "군사력을 더 빨리 비약할 수 있는 훌륭한 조건과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태도 역시 경색된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대화 재개 자체로는 어떤 보상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는 원인이 미국의 군사적 긴장 조성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런 북한의 정세 판단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2023년도에 남북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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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
2022년 4월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항일빨치산 창건 90주년 기념식에서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판매 및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2024년 미 대선 전까지 긴장 계속될 듯…위기관리에 주력해야"

일부 전문가들은 긴장 국면이 내년은 물론 2024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음 미국 대선을 목표 시점으로 삼고 그때까지 최대한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해 차기 미국 정부와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당분간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2024년 중반까지 한반도 안보 위기 지수가 최절정에 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예상했다.

통일연구원은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남북 간 강대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내년 3월까지로 예상되는 북한의 동계훈련과 내년 7∼9월 북한의 하계훈련, 이와 맞물린 한미연합훈련 시기에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고조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강대강 대치가 지속하는 와중에도 정세 변동에 따라 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후반 외교 업적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대북정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도 북한의 대외전략 환경이 악화할 경우에도 긴장완화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내년도 남북관계 전망은 매우 어둡지만 위기관리와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화와 소통을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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