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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기고]저출산과 공직사회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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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준 상명대 행정학부 교수(한국인사행정학회장)]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1명 미만인 유일한 국가다. 2006년부터 정부가 저출산 대응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약 380조원이다. 이를 출생아수 1인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6070만원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올해 5월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우리나라가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으며, 현재의 출산율 추세를 유지한다면 3세대 이후 인구 규모는 현재의 6% 수준이고 인구 대부분이 60대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는 국가경쟁력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노동가능인구의 감소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며, 한국은행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6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양한 정책과 막대한 예산 투입,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간 저출산 대책은 주로 복지와 출산 관점에서 접근했으나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관련 주무 부처 외에도 공사 분야 모두 함께 역량을 모아 거시적으로 사회·경제적 구조 개혁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치열한 경쟁, 성차별적 노동시장, 경력단절 등의 고질적 문제가 있고 이는 저출산의 직·간접 원인이라는 점에서 저출산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동시에 모범적 고용주다. 사회적 책임 구현을 위해 공직에 사회·경제적 소수자에 대한 채용 확대와 같은 사회통합을 위한 인사정책을 실시하고 이를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로 암울한 미래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과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전향적인 인사정책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우선 다자녀 가구 부모 채용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다자녀 가구 부모들만 응시할 수 있는 구분모집 전형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이나 남성의 재취업을 돕고 경력 단절을 우려해 임신·출산을 고민하는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자녀 가구 공무원에 대한 승진 시 인센티브 부여와 같은 우대 방안도 눈여겨 볼만하다. 실적주의 취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다자녀 가구 공무원을 인사상 적극적으로 우대하는 것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자녀 가구의 삶의 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다자녀 가구 공무원이 정년에 도달한 경우에도 임기제로 재임용해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적극적 대책은 누군가의 공무담임권 제약이나 실적주의 원칙 위반, 미혼·비혼 공무원에 대한 역차별 등의 문제 소지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도 함께 검토돼야 할 것이다. 출산율 제고는 국가 존립과 관련된 문제다. 확실한 것은 현재의 제도나 정책과는 반드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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