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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입국규제, 코로나 막아줄까…전문가들 "효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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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증거 없어…반중국 인종혐오·불필요한 공포 조장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받는 입국자들
2021년 11월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입국자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보건 전문가들이 특정 국가에 대한 입국 규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이런 조치가 중국인 혐오와 공포를 조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방역 조치를 급격히 완화한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나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인도, 대만, 이탈리아 등이 이미 중국 본토와 마카오, 홍콩발 여행객 등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이나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입국 규제를 검토하는 나라도 늘고 있다.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배경에는 팬데믹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코로나19에 포함돼 있을지 모르는 새 변이가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 인구의 90%가 공식적으로 최소 두 차례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지만 고령층엔 비 접종자가 여전히 많고 접종한 지 6개월이 넘은 사람도 많아 항체 수준이 매우 낮다"며 "중국에서 새 변이가 나타나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보건관리는 중국 내 확산 속도를 지적하며 "단기간에 매우 많은 사람이 감염된 것을 볼 때 새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또 중국이 최근의 확진자 급증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과 새 변이를 찾는데 필요한 게놈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검사 의무화 등 입국 규제에 대해 좋게 봐도 효과가 없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 불필요한 공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황옌중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중국 본토에서 새 변이가 출현하고 있는지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입국 규제조치를 정당화할 어떤 설득력 있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명성과 게놈 정보 부족 때문에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중국에 진짜 새 변이가 있을 경우 입국 규제로는 확산을 약간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에든버러대 마크 우드하우스 교수도 이전에 국경 통제를 특정 국가에만 적용한 경우 새 변이를 막는 데 효과가 없었다면서 "국경 봉쇄가 효과를 거두려면 거의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원 캐런 그래핀 교수는 "실제로 입국 규제의 효과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없다"며 "새 변이가 출현한다면 입국 규제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지 못한 것처럼 어떤 나라를 통해서든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특정해 입국을 규제하는 것은 팬데믹 초기에 전세계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차별과 혐오범죄가 발생한 것처럼 반중국 인종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황옌중 선임연구원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라며 "왜 중국만 확진자가 늘고 있는 호주 등 다른 나라들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레핀 홍콩대 교수는 각국 정부가 효과가 의심됨에도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규제하는 데는 "(당국이) 무언가 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이 작용하는 것 같다"며 "한 나라가 하니까 다른 나라도 따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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