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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소고기 100g=단백질 100g? 노년 건강 '근육 기준' 따로있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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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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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건강의 핵심 영영소

중년 이후 근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근골격계 질환 및 대사 질환의 예방과 면역력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근감소증이 진행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관절에 작용하는 충격과 부담이 가중된다. 관절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버팀목이 부실해지는 것이다. 또 에너지 소모량이 줄면서 잉여에너지가 지방의 형태로 근육·혈관·내장·간 등에 쌓여 각종 대사 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면역력은 근육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근육은 면역력의 바탕이다. 근육의 정도가 노쇠화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지는 이유다.



노년기 대부분 단백질 섭취에 취약



따라서 나이 들수록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근육을 구성하는 주된 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근육 운동이 관리법의 한 축이라면 영양의 한 축이 바로 단백질 섭취다. 하지만 특히 노년으로 갈수록 단백질 섭취는 부족해지게 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단백질 급원식품은 일반적으로 충분한 저작 기능과 소화 능력이 요구되는데, 노년의 경우 치아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소화 능력이 떨어져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노년기에는 아무래도 치아가 안 좋고 단백질 식품은 씹어야 하는 게 많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할 확률이 높아지는 게 문제”라며 “그렇다 보니 곡류나 식물성 단백질만 조금 먹게 돼 필요량에 미치지 못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식물성 단백질의 경우 필수아미노산 비율이 적기 때문에 필요한 단백질 양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성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동물성·식물성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 도움된다. 강 교수는 “식물성 단백질에 의존하면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모두 공급하지 못할 수 있고,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체내에 흡수가 좀 덜 되는 경향도 있다”며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여러 이유로 빠져나가는 근육을 잡지 못하면 활동량이 줄면서 노쇠가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따라서 근육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운동과 함께 단백질을 충분히 잘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관절과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준다.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거나 의자를 지지대로 삼아 스쿼트를 하는 것도 좋다. 관절이 조금 불편하다면 실내 사이클을 추천한다.



‘체중 ㎏당 1~1.2g’은 순단백질 기준



단백질 섭취에서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양이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량을 말할 때 체중 ㎏당 1~1.2g의 단백질을 얘기한다. 체중이 60㎏인 사람의 경우 하루에 60~72g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의 경우 체중 ㎏당 1.2g의 섭취량을 채울 것을 권장한다. 근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기준은 단백질 식품의 양이 아닌 ‘조단백’ 기준이다. 조단백은 순단백질을 의미한다. 강 교수는 “흔히 얘기하는 단백질 섭취량 가이드라인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근데 여기서 말하는 그램수는 조단백질”이라며 “조단백은 식품에서 다른 성분을 모두 제외하고 완전히 분말화돼 있는 무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은 소고기 100g을 먹으면 단백질을 100g 섭취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기의 무게에는 상당량의 수분과 지방까지 포함된다”며 “살코기 100g에 포함된 조단백은 25g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즉 하루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량은 고기 1인분(150~200g)으로도 모자란다는 얘기다.

따라서 단백질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양 이상으로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기에는 세끼 모두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 끼에 몰아 먹는 방식으로는 포만감 때문에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워서다. 단백질은 식물성과 동물성을 고루 섭취한다. 계란, 콩, 두부, 흰 살 생선, 우유 등이 좋은 단백질 급원이다.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을 땐 고기를 푹 삶아서 조리해 먹는 것도 방법이다.

과한 단백질 섭취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필요량보다 많은 양의 단백질을 먹을 경우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간이나 콩팥(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해당할 만큼 많이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강 교수는 “기본적으로 단백질은 섭취 시 포만감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간·콩팥에 무리를 줄 정도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마음을 먹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백질만 에너지원으로 소진되는 걸 막기 위해 단백질 섭취 시 탄수화물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는 일반론일 뿐”이라며 “한국인은 대부분 밥 중심의 식문화 때문에 의도적으로 황제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이상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백질을 보충제나 드링크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어서다. 강 교수는 “식사로 단백질을 충분히 못 먹을 경우에는 단백질 보충제가 도움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제품으로 섭취할 때는 단백질 과다 섭취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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