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 연구진, 약물 상호작용 예측 美 FDA 수식 '오류' 확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약물대사 관여 효소 농도 예측치보다 1000배 이상 높아
IBS·KAIST·충남대, 수학-약학 협력 연구로 새 수식 개발
정확도 2배 높아져, 신약개발에 큰 기여 전망, 국제학술지 게재


뉴시스

[대전=뉴시스] FDA 식과 새로 유도한 식의 정확도 비교. FDA 식은 약물-약물의 상호작용 정도를 실제 측정값보다 낮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회색 점). 이에 반해 새로 유도된 식(빨간색 점)은 측정값의 오차 범위 2배 이내로 예측하는 비율이 기존 식보다 2배 이상 높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공동연구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제시한 약물 상호작용 수식의 오류를 확인하고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채정우·김상겸 충남대약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FDA서 사용을 권장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의 부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대사를 변화시켜 체외 배설을 촉진하거나 억제할 수 있고 목표로 한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약물 상호작용(DDI)'이라 한다.

약물 상호작용에 따라 약물의 제거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의약품 처방 및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진은 약물을 복합처방할 때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명시된 약물 상호작용 정보를 토대로 처방을 내리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약물 상호작용을 필수적으로 연구한다.

이로 FDA는 약물 상호작용을 평가하고 다약제 복용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던스(Guidance·지침서)를 1997년 처음 발행(2020년 1월 개정)하고 신약개발 과정 등에서 제시한 수식을 활용, 약물 상호작용을 간접적으로 평가토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효소 반응속도를 설명하는 '미카엘레스-멘텐 식'을 기반으로 하는 FDA의 수식은 정확도가 떨어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FDA 수식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체내 효소의 농도가 낮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IBS와 충남대·KAIST 연구진은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간에서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농도는 미국서 예측에 사용돼온 값보다 1000배 이상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FDA 수식이 부정확한 원인이다.

채정우 충남대약대 교수는 "연구자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인위적인 수를 곱하는 식으로 FDA의 수식을 보정해서 사용해왔다"며 "과거의 과학자들이 당시의 정설이던 천동설을 기반으로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궤도를 도입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수학-약학 협력연구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효소의 농도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약물의 대사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새 수식이다.

뉴시스

[대전=뉴시스] 약물 상호작용 예측의 새 수식을 제시한 연구진. 왼쪽부터 송윤민 박사과정생(IBS/KAIST, 공동 제1저자), 김상겸 교수(충남대, 공동 교신저자),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채정우 교수(충남대, 공동 교신저자), Quyen Thi Tran 및 Ngoc-Anh Thi Vu 박사과정생(충남대, 공동 제1저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새로 쓰인 수식을 이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실제 실험으로 측정된 값과 비교한 결과, 인위적인 보정 없이도 예측 정확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기존 FDA 수식은 약물 상호작용을 2배의 오차범위 내에서 예측한 비율이 38%인데 반해 수정된 식은 80%에 달했다. 생물학적 제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약품은 FDA 가이던스에 따라 약물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며 결과는 약효와 부작용에 직결돼 정확한 수식을 활용한 약물 상호작용 연구 및 약물 처방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15일(한국시간) 임상약리학 분야 권위지인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IF 7.051)' 온라인 판에 실렸다.(논문명: Beyond the Michaelis-Menten: Accurate Prediction of Drug Interactions through Cytochrome P450 3A4 Induction)

김상겸 충남대약대 교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정확도의 개선은 신약개발의 성공률과 임상에서의 약물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임상약리학 분야 최고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만큼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FDA 가이던스가 수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IBS CI는 “수학과 약학의 협력 연구 덕분에 당연히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수식을 수정하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미국 FDA 가이던스에 ‘K-수식’이 들어가길 꿈꿔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