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만 중대선거구 도입은 안 돼”
남인순, “전면적 중대선거구제 운영 문제없어”
“윤 대통령 ‘2, 3, 4명’ 발언 진의 나와야 본격 논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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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나고 나서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연초 개각설’에 선을 긋자, 재차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장관)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좋지만, 안 된다면 저희는 강력한 파면 요구를 다시 할 것”이라며 “그게 안 되면 그다음 단계는 결국은 국민의 뜻에 따라서 탄핵이라도 저희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이 장관의 사퇴 시점은 국정조사 직후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마치고 나서 이 장관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저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그것을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탄핵안 발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와 같이 정치적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꺼내 들기 쉽지 않은 카드다. 민주당은 지난달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해임은 무산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론을 꺼내 드는 것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들도 여론조사를 하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가 없었던 것과 이 장관이 책임지지 않고 여전히 버티는 것에 강력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탄핵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해 "최소한 열흘 정도는 더 해야 한다"며 "끝내 국민의힘이 거부하면 단독으로라도 연장을 관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언급한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성과 관련해 ‘부분적 중대선거구제’ 혹은 ‘도농 복합형 선거구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철저하게 계산된 이야기인데, 선거 제도를 정치적 유불리로 접근해서야 되겠느냐"며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야당이 좀 더 기반이 강하다 보니까 수도권에서 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이런 셈법으로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은 수도권에만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여당 의석수를 늘리고, 정권 후반기에 호위를 받으려는 게 윤 대통령의 의도 아니냐는 얘기다.
대신 민주당은 전면적 중대선거구제 도입에는 관심이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농복합선거구제는 과거에도 많이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정개특위에는 그런 안이 올라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면적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 선거구가 너무 넓어지는 등 선거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운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시대가 되다 보니까 선거운동 방식, 선거비용, 투표관리 문제 등이 (전면적 중대선거구제라고 해서 운영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남 위원장은 먼저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윤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명확히 드러나야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중선거구 하면 2~4인 정도까지 뽑는 선거구를 얘기하고, 4~9인 정도까지 뽑는 것을 대선거구제라 하고, 중대선거구는 한 2~5인까지 해서 섞여 있는 걸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인데 (윤 대통령이) 2, 3, 4인을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게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남 위원장은 “중선거구는 오히려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 그동안 일본에서도 하다가 그만뒀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했다가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다”며 “다양한 군소정당이 들어오기에는 아주 애매한 숫자”라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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