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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계 미국인' 이름 단 美 구축함, 올해 첫 대만해협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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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中 군사훈련, 지역 평화에 도움 안돼"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계 미국인의 이름이 붙은 미 해군 구축함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항행했다.

6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청훈함(DDG-93)이 지난 5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미 해군 측은 "이번 항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키려는 차원"이라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비행·항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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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청훈함(DDG-93)이 지난 5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사진은 2014년 청훈함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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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함의 대만 해협 통과는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에는 8차례 항행에 나섰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으로 규정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군용기와 군함을 수시로 파견해왔다.

자유시보는 "이번에 대만해협을 지난 이지스 구축함은 중국계 미국인의 이름을 딴 '중윈(鍾雲)함'으로도 불린다"며 이 구축함이 새해 처음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윈(미국명 '고든 청 훈')은 미국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중국계 후손으로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차 세계대전 동안 미 해군의 구축함 함장으로 복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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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6일 대만 자이현의 군부대를 방문해 군사훈련을 참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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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만을 작전구역으로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6일 위챗을 통해 "동부전구는 병력을 조직해 미 군함의 모든 작전 과정을 감시하고 경계했으며 모든 동향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 군함이 항행의 자유를 행사한다며 자주 힘을 과시한다"며 "중국은 모든 위협과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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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3일 당시 미 하원의장이었던 낸시 펠로시(왼쪽)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에서 만났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25년만의 일이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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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은 대만해협에는 소위 '국제수역'이 없으며 중국이 대만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했다. 지난 성탄절에도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지난 5일에도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야간 공격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6일 대만 남부 자이현에 있는 군 기지를 시찰하고 군사훈련을 참관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적국에 점거된 공항을 탈환한다'는 가정에 따라 드론 등을 사용한 훈련을 공개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해협 주변에서 이어지고 있는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대해 "양안 관계,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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