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완수 후에도 18년 간 지구 공전
국내 추락 가능성에 경보 발령되기도
미국 지구관측 위성 'ERBS'가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된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추락 예측궤도를 주시하며 우리나라 선박 등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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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을 지나 한때 경계경보까지 발령됐던 미국 인공위성의 잔해물이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안에 최종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는 9일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 추락을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해당 위성의 추락 경로에 한반도 일대가 포함된 것으로 판단, 위성에 대한 실시간 추적을 진행하며 대응했다.
이날 오전 7시쯤에는 추락 예상 시간이 '오후 12시 20분~오후 1시20분'로 좁혀졌다. 정부는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낮 한때 전국의 항공기 이륙을 금지했다. 국민들에게도 재난 안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외출 유의를 당부했다. 과기정통부 1차관 주재 우주위대책본부 회의, 장관 주재 긴급상황회의가 연이어 개최되기도 했다.
다행히 위성 잔해물은 한반도 상공을 그대로 통과했다. 과기정통부는 미 우주군의 발표를 인용해 "미국 위성이 9일 오후 1시 4분쯤 알래스카 서남쪽 베링해 부근(위도 56.9도, 경도 193.8도)에 최종 추락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추락 직전까지 위험 상황을 감시했다"며 "추락 지점은 한국천문연구원 예측 경로에 위치한 지점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ERBS는 1984년 10월 5일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를 통해 발사된 2,450㎏ 무게의 위성이다. 지구 열복사 분포를 관측·분석하는 임무를 21년간 수행하면서, 오존층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임무를 끝낸 2005년 이후에도 18년간 지구 궤도를 계속 선회했으며, 중력으로 점점 지구와 가까워지다 대기권에 진입 이날 추락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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