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요건 명확화 등 개선 예정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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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령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약 5개월간 법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법 시행에도 법이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가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이날 "현장에서는 강한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의무 이행과 중대재해 예방과 관계없는 광범위한 서류 작업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대재해법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 차관은 "의무 주체와 처벌 요건의 모호성으로 인해 책임주체, 인과관계 입증 등 수사상에 어려움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볼 때 내년 50인 미만 사업장으로의 법 적용 확대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 적용에 현실적인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그 첫발이 오늘 발족한 TF"라고 강조했다.

TF는 산업안전법령, 형사법, 경제법, 산업안전보건 분야 등 학계를 중심으로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시행된 중대재해법 추진현황과 한계·특성 등을 진단하고 처벌대상 및 수준 등 제재방식 개선, 처벌요건 명확화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개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노사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실히 듣고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권 차관은 TF 위원들에게 "중대재해법의 입법 취지를 달성하는 데 장애 요인이 있다면 가감 없이 밝히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중대재해법에 대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TF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