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거액을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주는 '황금비자' 소지자 중 러시아 신흥 재벌 10명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황금비자'라고 불리는 1등급 투자 비자 경로 검토 자료에서 비자를 받은 이들 중 소수가 부패, 불법, 조직범죄로 부를 이뤘을 위험이 있다며 이처럼 밝혔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에서 부정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황금비자'를 폐지했습니다.

200만 파운드(약 3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일정 기간이 지나 영주권을 주는 '황금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도입된 이래 러시아·중국·중동 등의 갑부들이 애용해왔습니다.

영국으로선 세계 최고 금융시장으로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지만, 부패를 통해 부를 축적한 이들의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2015년부터는 자금 투명성을 위한 회계 감사 자료를 요구했고, 2018년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한 이후로는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황금비자' 도입 이후 2015년까지 발급받은 6천여 명이 대상입니다.
김기태 기자(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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