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지회장에게 범행 보고"

쇠못에 훼손된 화물차 바퀴. 인천 연수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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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기간 인천신항 주변 도로에 쇠못을 뿌린 조합원에게 특수재물손괴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검 형사6부(부장 손상욱)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A(5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특수재물손괴방조 혐의로 동료 조합원 B(64)씨도 불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3시쯤 송도국제도시 인천신항대로에 쇠못 700여 개를 뿌려 승용차 4대와 화물차 2대의 바퀴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5톤 화물차를 운전하면서 인천신항에서 남동산업단지로 향하는 편도 2차로 도로 중 1차로에 길이 9㎝짜리 쇠못을 뿌렸다. B씨는 A씨 부탁을 받고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철물점까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쇠못을 구입하는 것을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에 참여하지 않고, 화물차를 정상 운행하는 비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줄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범행을 사전에 화물연대 지회장에게 보고하고 쇠못을 구입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편도 2차로 도로가 1차로로 합쳐지는 병목구간 앞에 쇠못을 뿌려 피해를 극대화했다"며 "범행 장소는 일평균 차량 3,720대가 통행하는 도로로, 범행 후 2시간 동안 고압가스, 유해물질 운반 차량 18대가 통과한 사실이 확인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범행이 이뤄진 당일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격려 차원에서 인천신항 선광터미널을 찾은 날이었다. 선광터미널은 못이 떨어져 있던 도로와 3㎞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사를 벌여 A씨와 B씨를 잇따라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화물연대 비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운행하는 모습에 불만이 생겨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