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2026년 발사 달탐사 로봇에
국내 부품 사용 논의했지만
美·中 정치 외교 요인 변수로
과기부 "中 로켓 가능성 파악 못해, 논의 시작 단계"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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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탑재체 등 우주 장비가 UAE의 달 탐사 로봇에 실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커졌지만 정작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AE가 중국 로켓과 달착륙선 활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양국 협력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부터 UAE와 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고, 이번 순방에서 UAE와 우주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달과 화성 탐사 추진이 속도를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기대와 달리 국내 장비 탑재 등 논의는 시작 초기 단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UAE, 작년 중국과 로켓 활용 업무협약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한국천문연구원이 2026년께 UAE가 발사를 추진하는 30kg급 달 탐사 로버(달탐사 로봇)에 우리나라 탑재체를 싣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는 양국 과학자들이 가능성만 타진한 수준이다.
문제는 UAE와 중국이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맺고, 달 탐사에 관한 포괄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UAE는 구체적인 발사 시기나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는 트위터 등을 통해 중국과 업무협약에 따라 로버 라시드 2호를 중국국가항천국의 달착륙선에 실어 보내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탑재체를 포함해 위성을 중국 로켓이나 탐사선에 실어 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례도 없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중국의 장정 로켓에 실어 보낼 계획이었으나 미국 반대로 무산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위성, 탑재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단계로 미국산 부품 수출을 통제하는 ‘국제무기거래금지규정(ITAR)’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부처에서 먼저 국외 반출을 막은 사례도 있다. 러시아 로켓을 이용해 발사하려던 천문연의 나노위성 ‘도요샛’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으로부터 전략물자로 판정받아 오는 5월께 국산 로켓 누리호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중국과 UAE는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자료=MBRSC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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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규정’ 없지만 정치·외교적 영향 가능
우리나라와 UAE가 미국 주도 달 탐사 연합체인 ‘아르테미스 협정’ 체결국이라는 부분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우주탐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우주 탐사에서 선도국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미국의 속내가 반영돼 있다. 협정 문구에 공식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금지한다는 문구는 없지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A씨는 “미국은 국내외 과학협력과 자국 로켓을 활용한 발사를 장려한다”며 “중국 로켓을 이용해 발사한 사례도 없고, 중국 로켓을 이용한다면 정치·외교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UAE의) 중국 로켓 발사 가능성은 확인하지 못했고, 아직 논의 시작 단계라는 원론적 입장을 확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국 로켓 활용 가능성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2030년대 달착륙 전에 UAE 로버에 탑재체를 실어 데이터를 쌓고,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논의 시작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중국, 러시아와 협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미국과 ITAR 관련 실무협의는 계속해왔다”며 “천문연이 다누리, NASA 민간달착륙선(CLPS) 탑재체 개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강점을 활용해 보자는 차원으로 아직 구체화한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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