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사이트 사흘 연속 세계 정상
IMDB·네이버 관객 평점 하위권
“K-SF 기대했는데 신파더라”
사흘 연속 넷플릭스 1위에 오른 SF영화 ‘정이’.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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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수연의 유작인 SF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가 올해 넷플릭스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오른 첫 우리 영화가 됐다. 공개 뒤 사흘 연속 정상이다. ‘정이’는 23일 플릭스패트롤이 넷플릭스 순위 수치를 집계한 89국 가운데 절반을 넘는 48국에서 영화 1위에 올랐다. 21일엔 31국, 22일엔 41국에서 1위였다.
플릭스패트롤은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의 1~10위 순위가 공식 공개되는 나라에서 순위를 수집한 뒤, 1위에 10점을 주고 순위가 내려감에 따라 1점씩 줄여 10위에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각 작품은 이를 합산한 총점 포인트에 따라 글로벌 순위가 매겨진다. 높은 순위에 오른 나라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되는 시스템. 나라별 회원수나 시청시간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23일 1위 ‘정이’의 총점은 813점으로 2위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오니언’의 348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드러난 성적표와 달리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24일 오후 3시 현재 4340명이 참여한 네이버 영화 평점은 10점 만점에 6.0점, 5156명이 참여한 왓챠피디아 평점은 5점 만점에 2.3점으로 매우 낮다. 이전 SF물에서 본 듯한 설정·이야기·액션의 기시감과 허점들, 평면적 연출과 주제 의식, 겉도는 한국적 ‘신파’에 대한 쓴소리가 많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사용자 3379명이 참여한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 평점은 10점 만점에 5.4점,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지수는 54%(13명 참여), 관객 지수는 61%(50여명 참여)로 혹평이 주를 이룬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에서 전투용 인공지능으로 대량생산되는 전설적 용병 '정이'(김현주).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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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의 인기 요인으로는 SF, 액션, 스릴러 등 접근성 높은 장르물이 인기를 얻기 좋은 구조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지금 가장 눈에 띄는 SF물인 점이 꼽힌다. 현재 넷플릭스 영화는 작년 말 이후 ‘페일 블루 아이’와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오니언’ 등 탐정 추리 스릴러를 빼면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상태다.
사실 넷플릭스 인기 영화가 혹평에 시달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만든 루소 형제 감독의 액션물 ‘그레이 맨’은 공개 뒤 첫 4주간 누적 2억5387만 시청시간으로 작년 1위이자 역대 5위 영화가 됐지만, 로튼토마토 평론가 지수는 46%로 고전했다. 첫 28일 누적 3억6402만 시간으로 역대 1위 영화인 ‘레드 노티스’는 평론가 지수 36%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두 영화의 경우엔 관객 지수가 각각 90%, 92%로 매우 높았고, 일반 관객이 참여하는 IMDB 평점도 6.5점과 6.3점으로 최악은 면했다. 반면 영화 ‘정이’에 대해서는 관객 평가도 혹독한 점이 다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이디어로 이끌어가는 장르에 강했던 많은 한국 작품들처럼, ‘정이’는 과학기술이나 미래주의 같은 주제를 피상적이며 사변적인 방식으로 훑을 뿐 진심으로 탐구하길 꺼린다”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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