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일당 공소장에 적시
“서판교터널 관련 수차례 청탁”
李 “공공이익으로 환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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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1년 개통된 서판교터널을 ‘대장동 일당’이 계획한 ‘이익 극대화 방안’으로 판단하고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용적률 상향 등 수차례 특혜를 줬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 5명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씨는 2014년 8월경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성남시 예산으로 서판교터널을 개설해줄 것과 공동주택 부지 용적률 상향 및 임대주택 비율 하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직무대리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을 통해 이 요청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실제로 한 달 후 열린 대장동 사업 중간보고회에서 “서판교터널을 시 예산으로 추진하고 용적률과 임대주택 비율을 (조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대장동의 공동주택 부지 용적률은 150%에서 180%로 올랐고, 25%였던 임대주택 비율은 15%로 내려갔다.
검찰은 서판교터널에 대한 청탁이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6년 1월경 터널 공사비용을 민간업자들이 부담할 테니 ‘용적률을 더 올려 비용을 보전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들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대장동 공동주택 부지 용적률을 190∼195%로 더 올려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두 차례의 용적률 상향을 통해 공급 가구 수는 기존 5089채에서 5268채로 179채 증가했고, 임대주택 비중이 줄면서 민간사업자들의 수익이 늘었다.
검찰은 개발 호재인 터널 공사 계획을 성남시가 늦게 고시해 민간업자들의 수용 비용을 낮춰줬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터널 추진 계획은 사업자 선정 후 1년 넘게 지난 2016년 11월 공고됐는데, 그 사이 헐값에 땅을 수용한 민간업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과 판교신도시 하산운동을 연결하는 서판교터널은 2021년 5월 개통됐다. 개발 초기 대장동 부지에는 지하철역이 없었고 북측이 산으로 막혀 있었지만 서판교터널 개통으로 판교와 생활권을 공유하게 되면서 부동산 가치가 급상승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28일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하면서 서판교터널 추진 과정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터널 공사비를 공공이익으로 환수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2021년 9월 기자회견에서도 “성남시가 해야 할 기반시설을 성남의뜰(민간사업자)이 맡으며 이익이 줄어 당시 업체 대표가 나보고 빨갱이라고 항의했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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