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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우크라 전쟁 등 ‘삼박자 호황’에 미 무기 수출 49%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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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6년 6월 라트비아에서 미국 육군의 에이브럼스 탱크들이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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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고조에 따른 안보 위기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을 덮친 상황에서 미국의 2022 회계연도 무기 수출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회계연도에 미국 방위산업체들의 무기 수출액이 2056억달러(약 246조원)로 그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49%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미국산 무기 판매는 주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증가했다. 특히 안보 불안이 확산으로 고가의 첨단 무기 수요가 커진 게 무기 판매 붐으로 이어졌다. 지난 회계연도에 인도네시아는 F-15ID 전투기 139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다목적 전투함 69억달러어치를 사기로 했다. 러시아한테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60억달러를 들여 M1A2 에이브럼스 탱크 250대와 그 지원 장비를 사기로 계약했다. 또 독일은 “억제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F-35 전투기와 관련 장비 84억달러어치를 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위협을 받는 대만도 미국산 무기 구매를 늘렸다. 대만 정부는 지난해 9월 하푼 대함 미사일 60기와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100기 등 미국산 미사일 11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한 방위산업체가 대전차 무기 시스템 1억8천만달러어치를 대만에 파는 것을 승인했다. 대만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 직후 중국군의 대대적 무력시위에 시달린 뒤 군비 증강 필요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 대만이나 동유럽 국가들처럼 안보 불안이 커진 나라들이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미국산 무기에 집중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2위 무기 수출국 러시아가 강력한 제재를 받는 것도 미국 업체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디펜스 뉴스>는 이날 제시카 루이스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한 행사에서 미국산 무기 판매가 “역사적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각국이 러시아 장비에서 손을 떼면서 우리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싶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할 예정이라고 사전 입수한 원고를 인용해 보도했다. 루이스 차관보는 또 무기 판매와 연동된 “유지, 부품, 훈련”을 놓고도 수십년간 미국 업체들에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미국 방위산업체들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위협,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 하락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무기 수출 여부를 심사·승인하는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세계적 안보 위기 고조를 이유로 이런 절차를 단축하는 것을 검토하는 팀을 국방부에 설치하기도 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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