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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비 털어 킹크랩 '셔틀'…'극단 선택' 농협 직원 금품 갈취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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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머니투데이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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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농협에서 간부에게 괴롭힘을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용문씨가 '금품 갈취'까지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문씨의 동생 이진씨는 26일 CBS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에 출연해 "(형에게) 인격 모독과 조롱 등은 기본이었다"며 "금품 갈취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전북 장수에서 서울 노량진으로 가서 킹크랩을 사와라 이런 지시를 했다더라"고 언급하자, 이진씨는 "그렇다. 그런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유언장에서 확인했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재차 "실제로 본인(이용문씨)이 사비로 (킹크랩을) 사 온 것인가. 택시를 타고 직접 가서"라고 언급하자, 이진씨는 "맞다. 그런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진씨는 "2022년 A 센터장이 부임하면서 그때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이 시작됐다"라며 "지난해 9월27일에는 1차적인 자살 (시도) 사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형이 자신의 괴로움을 지속적으로 외부에 표출해왔지만, 농협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과거 농협 내부 관련 조사에서도 해당 건에 대해 '무혐의' 결과가 나왔었다고 이진씨는 밝혔다.

그는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다. 정식적인 인사 발령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지시만 했다"며 "사망 전인 2주 전부터는 가해자들과 어떠한 분리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평소 고인께서는 대장과 항문 질환이 있었는데, 그런 이유로 CC(폐쇄회로)TV로 개인 동선까지 모두 파악했다"며 "사생활마저 없었다.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씨는 고용노동부 및 농협중앙회 감사실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들과 방관 및 묵인죄 책임이 있는 분들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왔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용문씨는 지난 2018년 장수농협에 입사한 후 줄곧 일해오다 지난 12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A 센터장이 수차례 인격모독적 발언 등을 해왔다는 것이다.

장수농협 관계자는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과거) 매뉴얼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조사가 이뤄졌다.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분리 조치도 이행했다"며 "추후 경찰이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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