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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서방 탱크 지원' 발표 다음 날…러, 우크라에 미사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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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미사일·드론 공습 감행…최소 12명 사망

에너지 인프라 공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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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이 키이우 외곽의 건물이 붕괴된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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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이튿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 공습 역시 에너지 인프라를 목표물로 삼았으며, 민간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 지역에 날아든 20발을 포함해 총 5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7발은 격추됐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키이우 상공에서만 20발의 미사일이 격추됐다면서,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중 kh-47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새 24대의 러시아 자폭 드론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15대는 키이우 주변에 추락했으나 피해 보고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출근 시간대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새벽부터 시작된 공습으로 11개 지역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헤르손 지역 한 마을 의회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12번째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부상자도 11명 발생했으며, 건물 35채가 파손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노리고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반복하며 전력망을 마비시키고 있다. 추운 겨울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인도주의적 위기에 몰아넣어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몇 달간 그랬듯이 러시아의 주요 공격 목표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빛과 열을 제공하는 에너지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으로 변전소가 피해를 입어 최대 민영 전력업체 DTEK가 키이우와 인근 지역,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에서 비상 정전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일부 복구된 상태다.

전날 유네스코가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도 미사일이 떨어져 에너지 시설이 파괴됐다. 이날 오데사를 방문한 캐서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오늘 우리는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대한 새로운 공습이 전쟁이 아닌 전쟁범죄라는 것을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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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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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대대적 공습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 방침을 밝힌 직후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탱크를 지원받을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꺾기 위해 보복성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주력전차인 M1 에이브럼스 전차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2 최소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레오파르트2를 보유한 다른 유럽 국가의 제3국 재수출도 승인했다. 양국은 그간 러시아와의 전면전 등을 우려해 전차 지원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러시아의 공세 강화 전망과 서방 동맹 분열 우려 등을 고려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크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탱크들이 "불타버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탱크가 투입돼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자국의 승리를 확신한다는 자신감도 피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습을 두고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우리를 위협하려는 테러리스트 국가의 시도는 또 실패로 돌아갔다"며 "러시아는 곧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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