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1년4개월만에 배임·부패방지법 등 혐의 피의자 출석
검찰 질문지 100쪽 준비…李 33장 진술서로만 답변
이재명 지검 들어서며 |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조다운 기자 =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의 '종착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검찰청 외곽 도로에 도착한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운집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다시 차편으로 청사까지 이동했다.
그는 출입구 앞 포토라인에 서서 "이곳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라며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 당당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검찰에 제출할 서면진술서를 통해)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한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유동규·남욱씨 등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답하지 않고 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시장(2010∼2018년)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측근들을 통해 민간사업자에게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흘려 막대한 이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를 받는다.
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빼도록 최종 결정하면서 확정 이익 1천822억원 외 추가 이익을 얻지 못해 성남시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함께 받는다. 이같은 민관 유착으로 민간사업자는 대장동 사업에서 7천886억원,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211억원 등 부당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이 대가로 이 대표가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관 등 측근을 거쳐 민간사업자에게 각종 선거 지원이나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신흥동 제1공단 공원 조성비 2천561억원과 서판교터널 등 기반시설 조성 비용 1천120억원을 포함하면 총 5천503억원을 환수해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천화동인 1호 수익 일부(428억원)에 이 대표의 숨겨진 지분이 있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100장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해 이 대표를 추궁할 계획이다.
조사는 영상녹화실인 601호에서 1부 정일권(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과 3부 남대주(37기) 부부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 중이다. 이 대표 측은 법무법인 가로수 김필성(38기) 변호사가 입회했다.
이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이 담긴 33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제출,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신하기로 했다.
검찰은 답변 여부와 관련 없이 미리 준비한 질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검찰 출석 앞서 취재진 만난 이재명 대표 |
검찰은 유력 인사를 소환조사할 때 예우 차원에서 조사 전 수사 책임자와 하는 '차담회' 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는 이 대표가 심야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밤 12시를 넘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위례·대장동 사업이 10년가량 진행된 터라 추가 소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는 1회 조사로 끝내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1년 4개월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달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소환 조사받은 지 18일만 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의혹 제기 당시부터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됐으나, 대선 국면이라는 특수성 등으로 그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수사팀이 새로 꾸려지고 주요 관련자들이 입을 열면서 이 대표도 이날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이 대표가 출석한 서초동 검찰청사 인근에선 이른 아침부터 찬반 단체가 대형 스피커를 동원해 각각 집회를 열어 소란스러웠다. 경찰은 양측의 거리를 띄운 뒤 바리케이드로 나누고 충돌을 사전 차단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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