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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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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집값 급락에…청산 앞둔 공공 리츠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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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공공리츠 청산 시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단지 중 하나인 충북혁신도시 우미린스테이. 【네이버 카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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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자 청산을 앞둔 지방 공공리츠의 투자 손실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공공리츠는 공공과 민간자금으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리츠를 설립해 일정 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한 뒤 분양 전환 등을 통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다. 공공리츠의 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지며 민간 투자 유인이 낮아져 지방의 임대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천일 강남대 부동산건설학부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 '주택·도시정책에서의 공공리츠 운용 현황 및 성과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했다. 연구진은 2026년까지 임대 종료가 예정된 공공리츠 13개 사업장에 대한 예상 수익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방과 일부 수도권의 5개 사업장 리츠 수익률이 기금 승인 당시 예상 수익률보다 저조하거나 투자자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사업장 중 손실 우려가 가장 높은 곳은 충청북도 혁신도시에 1345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 '충북혁신도시우미린스테이(우미케이비뉴스테이제1호)'다. 총사업비가 3095억원인 이 사업장은 예산의 절반 이상(1604억원)을 임대보증금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우미건설은 약 167억원을 보통주로 출자했고, 나머지는 기금과 신탁사, 민간 융자 등에서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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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투자심의 당시 임대 운영수익은 338억원, 임대 운영비용은 527억원으로 임대를 통해서는 운영 손실이 발생하지만 주택 처분을 통해 보통주 수익률 12%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연구진이 리츠 운영 결과를 분석해보니, 보통주 출자자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기금투자심의 당시 공실률은 5%로 예상됐지만 2019년 4분기까지 임대주택 입주율은 90%를 달성하지 못해 임대 운영 손실이 더 커지게 됐다. 충북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가족 동반 이주율이 저조하고,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이 계획만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충북 음성의 아파트 가격이 지속 하락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보통주 수익률은 최종 -22%가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외에도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대구 앞산리슈빌앤리마크(케이리얼티임대주택제2호리츠), 동탄레이크자이더테라스(지에스코크렙뉴스테이 리츠) 등에서도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예상된다. 임대 기간이 종료돼 매각이 진행 중인 아크로텔 천안두정(마스턴제11호 리츠)은 2015년 기금 투자 승인 당시보다 시세가 하락해 청산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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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도권 임대주택 사업은 지난 몇 년간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해 매각을 통한 초과 수익 달성이 예상된다. 민간임대리츠 1호인 KB동자민간임대리츠가 대표적이다. 이 리츠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오피스텔(트윈시티 남산)을 5년간 임대한 뒤 매각하는 사업이었다. 임대 기간을 마친 뒤 지난해 6월 분양이 완료됐다. 기금 출자 승인 당시보다 자산 가격이 3배 넘게 상승해 수익률이 예상치를 웃돌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 출자가 이뤄지는 임대 리츠는 임대료 상승이 5% 이내로 제한되는 만큼 청산 시점의 주택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지방의 경우 주택 가격 하락폭이 수도권보다 커 손실 가능성도 높고, 청산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여건이 좋은 지역과 침체 지역' 등의 사업 현금흐름을 통합 분석하고, 수익을 재순환하는 방식을 통해 리츠 사업 전반의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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