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보조금 '반토막'에 지난해 보급 목표 60% 그쳐
취약계층 악순환 끊으려면…집주인 인식변화도 필요
26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수치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2023.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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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가스요금 인상과 한파가 겹치며 난방비 쇼크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전환을 정책적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콘덴싱 보일러는 92% 이상 에너지 효율(1등급)을 받은 제품이다. 일반 보일러의 에너지 효율은 80% 초반으로 10%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난다. 단순 계산하면 콘덴싱 보일러가 일반 보일러보다 난방비를 최대 28.4%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콘덴싱보일러 교체 지원대수를 늘린다는 명목으로 구매보조금(설치지원금)을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축소하면서 보급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콘덴싱보일러 보급지원 사업은 총 60만대(저소득층 1만대 포함) 보급 목표로 진행됐지만 목표의 60% 수준인 37만대 보급에 그쳤다. 구매보조금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더 늘려보려는 의도에서 지원 제도를 수정했으나 오히려 효과가 반감됐다.
일반 가구에서 10만원을 지급받고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할 유인이 없다는 판단에 보일러를 교체하지 않거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보일러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 대상(1만대)으로는 60만원을 지원하지만 집주인이 설치·교체 필요를 덜 느껴 교체도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1700만대 규모 가스보일러 중 콘덴싱보일러 비중은 30% 수준이다. 수년째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정부는 전년도 지원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콘덴싱보일러 보급지원 예산을 오히려 축소했다. 올해 예산은 342억원으로 지난해 396억원대비 54억원이 줄었다. 예산 축소에 따라 일반가구 보급 목표는 전년보다 9만대 감소한 51만대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이 반토막 난 이후 콘덴싱보일러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물가인상과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보일러 교체보다는 수리 또는 그냥 버티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은 주거 환경이 열악한 데 보일러 교체비는 집주인이 부담하고 난방비는 세입자가 부담하는 구조"라며 "설치비 대부분인 60만원을 지원한다 해도 집주인들이 콘덴싱 보일러를 선택하지 않는 인식 문제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후 보일러를 사용하는 취약 계층들이 낮은 열효율로 난방비 폭탄을 걱정해야 하는 악순환을 끊어내고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콘덴싱 보일러 보급 정책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선 구매보조금을 20만원으로 다시 올리고 전·월세 집주인에게 교체 유인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콘덴싱보일러와 일반보일러의 가격차는 20만~30만원 정도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은 지원금을 받아도 노후보일러 교체가 사실 어렵다"며 "취약, 저소득 계층에 대해서는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등 보급규모를 확대해 난방비 절감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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