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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일 尹 저격하더니…유승민 출마 접은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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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劉 “출마 아무 의미 없다는 결론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① 지지율 하락에 결선 가능성 희박
② 선거 도울 세력·조직 사실상 전무
③ 모금 어려워 수억 선거비도 부담


매일경제

발언하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됐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을 저격하던 유 전 의원이 돌연 출마를 포기하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지율 하락에 결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최소 수억원 이상의 선거비도 부담이 컸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며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했다. 이어 “폭정을 막고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며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이는 후보등록일(2월2~3일)을 불과 이틀 앞둔 출마포기다. 아무말 하지 않고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직접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쏟아지는 언론의 출마문의와 침묵 속 불출마를 하는 것 보단 직접 배경을 밝히는 것이 향후 행보에 유리할 것이란 계산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의 이런 행보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을 사당화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친윤그룹에겐 “제가 만약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에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사뭇 다른 결론이다.

이런 결과는 무엇보다 나경원 전 의원의 중도 포기를 전후한 지지율 급변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의 출마 포기 전만해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유 전 의원 지지율이 최소 10%가 넘었지만 지금은 10% 아래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가뜩이나 당 지도부가 유 전 의원 배제를 사실상 겨냥해 ‘당원투표 100%’로 뽑도록 전당대회 룰을 변경한데 이어 지지율까지 급락하면서 결선 진출 가능성 자체가 희박해졌다. 현재 룰 상으로는 본선에서 과반 이상 득표가 나오지 않으면 본선 1·2위가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친윤그룹에 맞서는 이미지 구축과 향후 선거를 겨냥해 출마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지난 26일 “상식대로라면 나올 것 같다”고 출마를 점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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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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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유 전 의원이 스스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듯이 투입하는 자원 대비 효용이 제로에 가깝다는 게 결론으로 보인다. 당대표 출마에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한 기탁금은 당대표는 예비경선 4000만원, 본경선 5000만원 등 9000만원이다. 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도 한 통에 20원으로 책정했을 때 책임당원 80만명에게 보내면 한 번에 1600만원이 들어가고 공보물·현수막 등을 감안하면 수억원이 선거자금으로 필요하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을 지지했던 신원식 의원이 ‘지지 철회’를 선언하는 등 원내에서 선거를 도와줄 세력이 사실상 ‘씨’가 말랐다. 선거조직 인원도 없고 당선 가능성과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선 모금도 어려워 ‘이중고’가 불가피한 싸움인 셈이다.

예전에 유 전 의원과 친했던 한 당내 인사는 “조직·자금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그런 자원을 투입하고도 전당대회에서 한 자리 지지율로 패배하면 허무하지 않냐”며 “그런 결과로 정계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윤주자 없어져 안철수에 유리” 해석
이런 유 전 의원의 중도포기는 현재 김기현 대 안철수의 양강 구도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유리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다른 당내 중진 의원은 “유 전 의원이 명백히 반윤 노선을 탔는 데 유 전 의원의 사퇴로 전대에서 비윤·반윤 후보가 거의 사라진 것 아니겠냐”며 “절대 친윤에게 갈 표는 아니어서 나 전 의원 포기에 이어 중도색채가 강한 안 의원에게 또 다른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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