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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빛바랜 300조 시대...반도체·스마트폰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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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302조원 불구 수익성 뚝

반도체 한파, 연간영업익 43조 16%↓

가전은 8년만에 600억원 분기 적자

스마트폰 영업이익도 전분기 반토막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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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디자인=조경란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하반기에 주력 부문에서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반도체 4분기 영업이익은 젼년 대비 97% 감소했고,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사업부는 2015년 이후 약 8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영업이익도 반토막 나면서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어온 효자 업종 모두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메모리 역대 최악 위기...올 1분기 적자 전망까지=31일 삼성전자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4분기에 매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2009년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래 13년만의 최저치다. 영업이익률이 전례 없는 1.3%에 그쳤다. 4분기 사업 외형은 성장했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과 재조 조정 위기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위기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등의) 고객사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판가 역시 낮아져 재고평가 수익성이 매우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 ‘반도체 매출 100조 시대 개막’은 무산됐다. 반도체 부문 매출이 98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23조8200억원으로, 2021년(매출 94조1600억원, 영업이익 29조2000억원)보다 오히려 실적이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전망도 비관적이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역대 최악의 침체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1600억달러(약 197조원) 규모의 메모리 시장이 현재 공급 과잉에 따른 엄청난 재고 압박과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급락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재고가 예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해 역대 최대인 3∼4개월 치 공급량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올해 1분기 메모리 시황 약세가 전망돼 최악의 경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올해 DS 부문의 메모리 사업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본격 확대에 따른 DDR5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가운데, 서버·모바일용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시스템LSI 가업은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미지센서 2억 화소 라인업을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파운드리는 차세대 GAA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3나노 2세대 공정을 진행하고, 2나노 1세대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전사업, 8년만에 ‘분기 적자’...연간 영업익 ‘3분의 1 토막’=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은 지난해 4분기 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적자는 2015년 1분기(1400억원 적자) 이후 약 8년 만이다. 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6400억원, 1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 넘게 감소하며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전 시장이 크게 악화됐고,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가전 부문 살리기에 한창이다. 개발팀 산하 조직을 기존 2개에서 5개로 세분화하고, ‘일시금 2000만원 지급’이란 파격 조건과 함께 사내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가전·TV 시장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1억9900만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2013년 연간 출하량 집계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에 기반한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와 스마트싱스 생태계 확장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은 네오 QLED 기반의 프리미엄 중심 판매 전략을 유지하는 동시에 마이크로 LED와 OLED 라인업을 강화한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B2B와 온라인 채널 판매를 확대에 주력한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조9800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4분기에도 선방했다. 분기 매출 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달성했다. 플래그십 제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중소형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이 완화됐다.

▶‘효자’ 업종 스마트폰도 부진 못 피해...갤S23이 살릴까=그간 ‘효자 종목’이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도 실적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직전 분기(3조2400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연간 매출은 120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거시 경제 악화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 대비 11% 감소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1억2000만 대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도 쉽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6000만원대로, 전년 대비 소폭 회복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MX사업부 실적은 오는 2월 1일 공개될 갤럭시S23 시리즈의 성패에 달렸다. 칩셋 등 주요 부품 가격 인상으로 출고가는 전작 대비 15만~20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전작과 비교해 AP 성능을 대폭 개선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상품인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 라인업 ‘갤럭시Z’ 시리즈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2025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폴더블 제품 고성장에 집중한다. 김민지·김지헌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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