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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尹대통령 생각 담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최장 1만자 기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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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례 업무보고서 마무리 발언에 평균 18분 사용

가감 없었지만 '핵무장' '흡수통일론' 일부 논란도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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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올해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눈길을 끌었던 대목 중 하나로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마무리 발언'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길게는 30분이 넘는 시간을 마무리 발언에 쓰며 국정철학을 설명하는 한편 개혁과제 추진 의지를 표했다.

국정 운영에 관한 대통령 생각을 가감 없이 나타내려는 시도였지만 핵무장 등 일부 발언은 야당이 반발하며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11차례에 걸쳐 진행된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매번 마무리 발언을 즉석에서 진행했다.

업무보고는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총 18개 부처, 4개 위원회, 4개 처, 1개 청이 실시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를 맞은 업무보고는 지난해 첫 업무보고에서 장관 독대 형식으로 진행된 것과 다르게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준비됐다.

올해 업무보고는 또 연관성이 있는 여러 부처를 묶어서 실시됐으며 민간 전문가와 정책 수요자 등이 대거 참석한 부분도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11차례 열린 업무보고에서 마무리 발언에 평균 18분가량을 사용했다.

적게는 10분(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에서 많게는 34분(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을 쓰며 마무리 발언에 공을 들였다.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27분) 외교부·국방부(26분) 금융위원회(22분)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20분) 등 20분 이상인 경우도 다수였다.

대통령실은 마무리 발언 전체 영상을 유튜브 공식 계정에 올렸다. 업무보고 전체 영상도 KTV(한국정책방송원) 유튜브 채널에 모두 공개됐다.

대통령실이 업무보고가 끝난 뒤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마무리 발언 전문을 보면 글자 수는 공백을 포함해 평균 5595자에 달했다. A4 용지로 따지면 글자 크기 10포인트(pt)로 약 3쪽 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특히 마무리 발언 시간이 가장 길었던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는 9900여 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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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정책방향 업무보고에서 각 부처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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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제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공급망 붕괴 등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수출 드라이브'와 '스타트업 코리아'로 경제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전(全) 부처의 산업화'도 자주 등장한 지시사항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에는 "해외 공관은 외교부의 지부라기보다 대한민국 정부의 지부"라며 해외 공관을 수출 거점기지로 만들어달라고 했고, 법무부에는 "경제를 뒷받침하는 법무행정"을 당부했다.

지난 14일부터 6박 8일간 이어진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 뒤에는 300억달러(약 37조원) 투자 유치 후속 조치로 '글로벌 스탠더드' 확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무리 발언은 따로 준비된 원고가 없다"며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들은 뒤 즉석에서 평소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발언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는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을 전제하긴 했지만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자체 핵무장 의지로 해석됐다.

최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쪽이 훨씬 잘 산다면 남쪽 체제와 시스템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하는 게 상식 아니겠나"라고 말한 부분은 '흡수통일론'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후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해당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 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중단된 상황에서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이 국민과 소통하는 창구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단문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도어스테핑보다 업무보고가 미괄식 화법을 구사하는 윤 대통령에게 더 알맞다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이 윤 대통령 생각을 온전히 전하기에는 더 적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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