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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오스틴 ‘찢어진 우산’ 지적 의식한 듯…“확장억제 공약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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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 회담

한겨레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고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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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뒤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철통같다. 미국 확장억제 공약은 확고하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방한을 계기로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도 “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하고자 한국에 왔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의 이런 주장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가 한반도 유사시에 작동하지 않는 ‘찢어진 우산’이란 국내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장관은 새롭게 나온 눈에 띄는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일관된 메시지로 확장억제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양국 국방장관은 기자회견 시간 대부분을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조처를 설명하는 데 썼다. 한국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와 관련해 미국의 핵무기 사용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오스틴 장관은 “양국 정부 간 협의를 심화할 것”이고 “한·미 양국 간 일치를 보고 있지만 모든 것을 다시 점검하는 기회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핵무기 사용에 대한 미국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한을 전제로 기존 북핵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양국은 북핵 관련 정보공유, 공동기획 분야에선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TDS) 개정, 공동실행으로는 2월 중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 실행을 하기로 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 지도부의 특성과 북핵·대량파괴무기 위협 등을 고려하여 한반도 상황에 맞도록 최적화한 한-미 공동의 대북 억제 전략이다.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은 한·미 차관보급이 △북한의 핵 위협 △핵 사용 임박 △핵 사용 등 단계를 가정해 각 상황에 대한 한·미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작전계획을 적용하지 않고 실병력·장비가 움직이지 않는 도상 연습이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첨단 무기를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5세대 전투기, 즉 F-22와 F-35 및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했고 앞으로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은 견고하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확장억제가 듣기 좋은 말뿐이고 구체적인 실체가 없다’는 한국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설명이다.

오스틴 장관은 한국 독자 핵무장과 전술핵 국내 재배치에 대한 부정적 뜻을 에둘러 나타냈다. ‘한반도 비핵화가 현실 가능한 목표냐’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반도 비핵화 강조는 북핵 불용뿐만 아니라, 한국 핵무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주한미군 2만8500명이 전세계 파병 미 병력으로는 최대 규모 중의 하나라며 “한반도 평화 유지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국방부나 국무부는 한반도에 전략무기 상시 배치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질문하면 “한반도에는 이미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것이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어제(30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우리 무기 지원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답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 변화에 따른 정책 변화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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