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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중·러 거부권 뒤에 숨은 북한… "몇몇 상임이사국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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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개국 찬성해도 2개국 반대로 '北 제재' 불가

    유엔 주재 美대사 "중·러 거부권 남용 심각해"

    국제사회선 '안보리 손봐야' 개혁 목소리 확산

    북한은 지난해 8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위반인 만큼 그 자체로 제재 대상이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북한을 상대로 단 한 건의 추가 제재도 부과하지 못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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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장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논의를 위한 회의가 열리는 모습. 뉴욕=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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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출범한 유엔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소련(현 러시아) 5개국에 상임이사국 지위를 부여하며 일종의 ‘특권’으로 거부권(veto power)을 줬는데, 일부 국가가 이를 남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우리(미국 등 서방)는 안보리에서 북한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다”며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거부권을 갖고 있으면서 그 거부권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지속해서 안보리 조치로부터 북한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영국·프랑스는 북한이 ICBM 발사 등 도발을 일삼을 때마다 안보리가 이를 안건으로 올려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뿐 아니라 거부권이 없는 10개 비상임이사국도 북한 규탄에 뜻을 같이한다.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두 나라, 즉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가로막혀 아무 진전도 없는 상태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에도 러시아 규탄 및 철군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과 주변국 간 갈등 격화 등 국제정세가 ‘신(新)냉전’이라고 불릴 만큼 긴박해지면서 러시아·중국·북한이 사실상 한 진영으로 뭉치는 모양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맹목적으로 러시아 및 중국 편을 들고, 러시아·중국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북한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이 와중에 유엔 안보리는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식물’의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유엔 안보리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리가 차츰 힘을 얻고 있다. 현 5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일괄 폐지하든지, 러시아·중국을 상임이사국에서 제외하고 새 상임이사국을 뽑든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독일을 필두로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이 “안보리 개혁”을 외치며 신규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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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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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유엔 안보리 개편은 반드시 유엔헌장을 고쳐야 가능한데, 이 또한 중국·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역시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 차원의 조치를 어떻게든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중국을 제외한) 안보리의 다른 13개 국가는 일관되고 강력하게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미사일) 실험을 하는 가운데 우리는 계속해서 그렇게 (규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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