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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으로 내려온 냥이와 신나게 즐겨요"…뮤지컬 '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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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박스] '젤리클석' 부활에 인터미션 팬 서비스까지

즐길거리 가득한 고양이들의 축제…3월12일까지

뉴스1

뮤지컬 '캣츠'의 군무 장면.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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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불이 꺼지자 경쾌한 음악과 함께 작은 불빛이 하나둘씩 빛나기 시작한다. 고양이들의 눈이다. 이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고양이로 변신한 배우들이 극장 곳곳에서 튀어나와 관객 앞에서 온갖 재롱을 피운다.

몸 단장을 위한 '그루밍'은 기본이고 관객을 일으켜 춤을 유도하기도 한다. 어린이 관객이 품에 안은 강아지 인형을 보고는 '하악질'도 서슴지 않는다. 영락없는 고양이들의 출연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뮤지컬 '캣츠'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일명 '젤리클석'(통로석)의 부활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의 '40주년' 내한 공연 때는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고 동선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지만,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 던진 고양이들은 극장 전체가 제집인 것처럼 활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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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의 공연 모습.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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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중간휴식)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고양이들의 지도자인 '올드 듀터러노미'는 무대를 떠나지 않고 손을 흔들거나 애교 넘치게 관객을 끌어안는 시늉도 한다. 설 연휴 기간에는 관객을 향해 큰절을 올린 뒤 세뱃돈을 달라고 하듯 앙증맞게 두 손을 내밀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캣츠'는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들의 지침서'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무도회 '젤리클 볼'에 모인 고양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올드 듀터러노미'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새로 태어날 고양이 한 마리를 택한다.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이 있다'는 서양의 통설을 활용한 것이다. 뚜렷한 서사가 없는 원작 시를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무도회라는 설정을 넣었다.

무도회에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이 소개된다.

최고의 인기남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화려한 공중동작을 선보이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중풍을 앓고 있지만 유명 배우였던 극장 고양이 '거스', 철도역에 사는 질서정연한 기차 고양이 '스킴블샹스', 도둑 고양이 커플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등이 풀어놓는 '묘생'에선 인간의 희로애락이 스친다.

더 크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바깥세상으로 떠났다가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주인공 '그리자벨라'는 원작 시에는 없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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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킬링 넘버 '메모리'를 부르는 모습.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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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애절한 눈빛은 물론 발레와 재즈댄스, 탭댄스 등으로 빚어낸 몸짓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각양각색 고양이들의 캐릭터에 맞춰 20곡의 넘버를 만들었다. 그중 백미는 단연 '메모리'다. 2막에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를 듣고 있노라면 여러 감정이 차오른다.

호기심 많은 어린 고양이 '제마이마'가 2막 도입부에서 한국어로 선사하는 '메모리' 중 한 소절은 선물처럼 다가온다. 공연은 3월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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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고양이 '제마이마'의 공연 모습.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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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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