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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기 잡겠다고 대포 쏘네"…中 관영지, '대응 권리 가졌다'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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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찰 풍선' 미 상공에 흘러들어와…美 F-22 전투기로 격추

中 전문가 "더 많은 풍선 날아오면 美 공군 파산하려나" 조롱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 헤이거즈타운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을 만나 "중국의 정찰 풍선이 성공적으로 격추됐다"면서 "이 일을 수행한 우리 조종사들의 노고를 칭찬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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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 당국이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중국의 '정찰 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해안 영공에서 격추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권리를 가졌다며 반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미 당국과 언론은 '불가항력적 사고'를 확대 해석해 이미 격화한 미중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며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의 이번 대응은 '대포로 모기를 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의 '정찰 풍선'이 지난 1일 미국 본토로 흘러들어오자 중국은 불가항력적 사고였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는 '정찰 풍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격추시켰다.

이와 관련해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민수용 비행선을 공격한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이다. 중국은 유사한 상황에서 비슷한 상황에 대응하는 권리를 갖는다"고 입장문을 냈다.

글로벌타임스는 탄커페이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외국 비행물체가 중국 영공에 실수로 진입하더라도, 중국군은 유사한 방식으로 격추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미국이 민항기와 군항기를 구분하지 않고 도발 대응을 한다면 미중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확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 비행선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격추를 강행했다. 또한 미국은 우리의 기술에 관심이 많아 부적절한 방식으로 중국의 장비를 입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해당 기구에는 고고도 풍선 기술이 탑재돼 있었는데, 이 기술은 미국이 아직 보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은 풍선을 격추함으로써 중국 측에 손실을 초래했고 관련 기술 연구 기업은 미국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풍선 사건은 반중 감정을 부추기는 데 이용됐다. 미국이 중국과의 소통을 무시한 것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가드레일의 필요성에 대해 호소해왔지만, 노골적으로 이러한 가드레일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군 항공 전문가들도 기술적 관점에서 미국의 대응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의 대응은) 대포로 모기를 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민한 반응이었다. 미국은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해 미사일을 발사해 무인 풍선을 격추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풍선이 미국에 날아온다면 미 공군은 지치다 못해 파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중국 전문가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글로벌타임스에 "풍선이 이미 미국 전역을 가로지른 이후가 돼서 격추됐기 때문에 정치쇼에 불과하다", "위협을 끼치지 않는 비행물체를 격추하는 건은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격추하는 것과 같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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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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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나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떨어지는 모습. 아래 흰선은 정찰 풍선을 감시하기 위한 전투기의 궤적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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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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