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4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13일 시작
병원 붐볐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희망자 0명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소아청소년과. 한 보호자가 영아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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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보호자들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병원을 찾은 보호자들 대부분이 정부 권고와 달리 아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아직까지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감기 걸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이모씨(33)는 “아이가 아파서 왔을 뿐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이가 코로나에 걸린 적 있고, 부작용 관련해서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우려를 표했다. 두 자매의 부모 최모씨(38)도 “(아이들에게)맞힐 계획이 전혀 없다. 아이들이 한번 앓기도 했었고 코로나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굳이 맞혀야 하나라는 생각이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또 다른 소아청소년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4명의 아이와 보호자들로 병원 대기실은 앉을 곳 없이 붐볐으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은 이는 역시나 '제로(0)'였다.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가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료 후 들린 약국에서 만난 라모씨(43)는 “재작년이나 작년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할 때라면 고민해봤겠지만, 지금은 잠잠하기도 하고 맞혀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3살 아이의 부모 조모씨(34)도 “사태가 컸을 때면 몰라도 지금은 아이가 코로나에 걸릴 위험보다 백신 부작용에 따른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접종시킬 생각은 없다. 백신 맞고 아파서 고생한 적이 있는데 아이에게 맞추기 겁난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전문가는 보호자들에게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더라도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실내 마스크 해제 등 사회적 기조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져 있다.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라는 일종의 안전불감증"이라며 "크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영유아 백신 접종 필요성은 분명한 만큼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20년과 2021년만 해도 아이들은 잘 걸리지 않고, 걸려도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현재 실내 마스크 해제 등으로 집단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돼있고, 사망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적어도 고위험군에 대해서라도 적극적인 접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영유아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거나, 면역 억제제 치료를 받는 등의 심각한 면역 저하'와 '골수 또는 조혈모세포 이식, 또는 키메라 항원 T세포 요법을 받는 경우', '만성 폐·심장·간·신질환, 신경·근육 질환', '중증 뇌성마비 또는 다운증후군' 등 일상생활에 자주 도움이 필요한 장애가 있는 경우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만 6개월에서 4세 사이의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당일 접종이 시작됐다. 사전예약자 접종은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접종엔 화이자의 영유아용 코로나19 백신이 활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검증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의약품 규제기관도 허가·승인한 백신이다. 접종은 8주(56일) 간격으로 3회를 받게 된다. 해당 연령대 누구나 접종할 수 있고, 특히 고위험군 영유아에게는 접종이 적극 권고된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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