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39분간 윤석열 대통령을 39번 언급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 한편, 무인기 사태 등 윤석열정부 실정과 공공요금 인상 등을 꼬집으며 “최악 리더십·최악 무능정권”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여당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의 논란에 대해서도 ‘사당화’ 우려를 표하는 한편, 야당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시작부터 끝까지 남 탓”이라고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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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을 총평하며 “위기의 대한민국, 문제는 윤 대통령”이라며 “9개월 내내 참사란 참사가 연이어 터지며 국민은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고금리·고물가·무역수지 적자 등을 두고 ‘민생·경제 참사’, 윤 대통령 실언 논란에 대해 ‘외교 참사’, 무인기 사태를 두고 ‘안보 참사’, 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안전 참사’라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사적 인연만 챙기는 등 ‘인사 참사’를 저질렀다며 “윤석열정부 5대 참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야당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을 위해 외계인도 만나라고 한다”며 “피의자라 만날 수 없다는 검찰총장스러운 핑계는 내려놓고, 협조를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라고 꼬집으며 “집권여당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 ‘윤심’(尹心: 윤 대통령 의중) 살피는 데만 혈안이 돼 민심을 외면한 지 오래다. 입법부를 행정부의 하급기관쯤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에 맹종하기 바쁘다”고 맹비판했다. 윤 대통령 전당대회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당대표 지명대회”라고 꼬집었다.

한편으로는 입법을 통해 민생 위기를 이겨내자며 민주당이 기존 제안한 3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7조2000억원 규모 에너지물가지원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한 양곡관리법, 중소기업들의 공동교섭권을 보장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온라인 거래 공정화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도 강조했다. ‘탈탄소’ 생태 문명을 이끌기 위해서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압사 참사 유족이 원하는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외에 생활동반자제도·지방소멸·학령인구 감소 등을 언급하며 초저출생 극복을 위해 윤석열정부와 사회 각계, 국회가 머리를 맞대 논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내로남불’이라고 맞받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훼손은 사실 민주당 집권 시절에 훨씬 많이 발생했다”며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가 다른 이런 내로남불이 없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 내일 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야기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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