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최저임금 9.1% 올려야 "공공요금 인상 가팔라"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 우려...정부, 올해도 '임금 자제' 요청 가능성↑
문제는 더 벌어진 ‘양극화’ ...대-중소기업 월급 격차 240만원
고금리 속 은행 등은 거액 성과급 지급..."양극화 해소가 우선"
▶노동계 "생계비 보전"=17일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노총이 최저임금 요구안 윤곽을 잡아나가고 있다. 한국노총은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인상요구율을 확정했고, 민주노총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요구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13일 경제성장률 전망치 1.6%, 소비자 물가상승률 3.5%, ‘물가 폭등에 따른 실질임금 보전분’ 4.0%를 합한 수치를 감안해 임금인상 요구안을 9.1% 인상요구율로 확정했다. 전체 한국노총 314개 노조 중 54.1%인 159개 노조가 6~9%대 인상안을 원한다고 답한 점도 고려했다. 민주노총도 3월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한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상승률은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에도 물가 인상을 이유로 임금 인상을 막은 정부가 공공요금을 인상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결정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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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오르면 물가 오른다"=정부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노사에 임금 인상 자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부총리는 전날 열린 ‘제1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거시 경제 상황을 고려하겠다”며 물가 안정을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급등한 만큼 임금을 인상하면 기업이 늘어난 인건비를 제품가격에 전가해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을 말한다.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 10% 인상 시 전체 임금은 약 1% 올랐고, 물가도 약 0.2~0.4% 상승했다. 한국은행도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10% 상승할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1%에서 2%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생필품·금리 급등"=그러나 노동계는 치솟은 물가 탓에 실질임금이 감소한 만큼 생계비를 보전할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1~11월 명목임금은 18만6000원(5.1%) 올랐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전년과 변함이 없었다. 곧 발표될 12월 임금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식료품 등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것들만 모아 지수화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도 무려 6.1% 올랐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도 만만찮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전 국민의 가계대출 이자부담은 3조3000억원씩 늘어난다. 기준금리는 2021년 연 0.50%에서 지난달 3.50%로 올랐다. 전국민 이자부담이 4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 1인당 내야 하는 이자가 2년도 안 돼 연 200만원 늘었다.
새해 첫 달 물가가 5% 넘게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로 작년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해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 서울 시내의 한 한국전력공사 협력사에서 직원이 1월 전기요금 청구서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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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돈잔치'"=이러다보니 결국 임금 근로자들만 희생하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만 모든 임금 근로자들의 상황이 똑같은 건 아니다. 실제 지난해 1~11월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중소기업)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4.3% 오른 341만9000원이었던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대기업)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7.3% 오른 582만8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금리 상황 속에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 등 금융사들은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임금 양극화를 더 확대하고 있다. 실제 5대 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629억원) 늘었다. 이 탓에 정부가 물가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을 보호할 목적이라면 양극화를 부추기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잔치’ 언급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 16.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19년에는 10.9%, 2020년에는 2.87%로 급격히 떨어졌고, 2021년에는 1.5%로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5.05%, 5.0%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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