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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강소기업은 상관 없네…중소형주 IPO, 자신감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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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 연초 이후 10곳 중 5곳 상장 직후 '따상'…경쟁률 기본 1000 대 1 이상

IPO 업계 "대형주 IPO 위축, 지난해 LG엔솔이 유동성 빨아들인 것도 한 몫" 지적

"긴축 완화, 기존 투자자의 희망 범위 하향 등 협조 있어야 대형 IPO 살아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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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완화 등 매크로 변수가 완화되면서 중소형주 기업공개(IPO) 시장에 먼저 온기가 돌고 있다. 상장 직후 연일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종목이 나오는 데다, 상장 예정인 강소 기업 역시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대형주 IPO 시장은 울상이다. 대형주 시장에까지 온기가 돌기 위해서는 몇가지 변화가 더 필요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에는 나노팀·바이오인프라·자람테크놀로지와 스팩 2곳 등 총 5곳이 청약을 진행한다. 나노팀과 바이오인프라는 나란히 20~21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받는다. IPO 삼수에 나선 자람테크놀로지는 오는 22~23일 청약을 받는다. 스팩 청약은 삼성스팩8호가 20~21일, 하나스팩26호가 22~23일에 예정돼 있다.

전반적인 주식시장 침체와 달리 중소형주 기준 공모주 청약경쟁률은 기본적으로 1000대 1은 넘고 있다. 나노팀과 바이오인프라의 경쟁률은 각각 1723 대 1과 1595대 1을 기록했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중소형주의 IPO 흥행으로 다른 중소형 기업들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많이 하고 있는 추세"라며 "중소형 IPO 시장은 확실히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에 상장한 중소형주 10곳 중 5곳이 ‘따상’을 기록했다. 미래반도체,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꿈비, 이노진 등이다. 특히 유아 가구 전문업체인 꿈비는 ‘따상상’을 기록해 중소형주의 IPO 흥행에 불을 지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소형주는 청약과 투입금액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가볍게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커 투자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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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형주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흥행에 참패하거나 혹은 이를 피하기 위해 일찍이 공모 철회를 택하고 있다. 지난 13일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7~8일 진행한 기관수요 예측에서 투자자 다수가 공모가 희망 범위(3만500~3만9500원) 하단에 한참 못 미치는 2만원대 이하 가격을 썼냈 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커머스 업체 컬리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예비심사 통과 단계에서부터 상장을 접었다. 모두 상장 준비 단계에선 조 단위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어급으로 기대를 받았던 곳이다.

이러한 엇갈림은 ‘밸류에이션 조정’에 따른 결과라고 증권가는 말한다. 유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경우 공모가 밴드를 낮춰도 대형주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원래 낮게 책정돼 기존 투자자의 피해가 적다”며 “반면 대형주는 직전에 받은 밸류에이션 자체가 높아 만약 공모가를 낮추면 기존 투자자의 반발이 우려돼 일반 청약 직전 철회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일종의 미꾸라지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IPO를 추진할 당시 공모금액만 15조원에 달했다”며 “시장에서 대부분의 돈을 빨아들여 자본 잠식 컸고, 이후 다른 대형주들은 수급에서 손해를 보고 있어 상장 부담만 커졌다”고 비판했다.

유 연구원은 “지금 분위기라면 하반기에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공급 부담은 더 늘어 지금처럼 상장 직후 ‘따상’하는 그림은 줄어들 것”으로 바라봤다. 이어 “대형주 IPO 시장까지 온기가 돌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긴축 완화 등 매크로 환경 개선, 희망가 범위 하향 등 기존 투자자의 양보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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