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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올 서울 초등교사 합격 114명 전원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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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임용절벽… 15.6개월 대기

행안부 “학령인구 감소… 채용 줄여야”

교원단체 “교원 수 감축 반대” 반발

정부, 다음달 교원 수급 계획 발표

동아일보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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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지역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114명 전원이 근무할 학교를 배정받지 못해 임용 대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임용시험 합격자가 발령까지 대기하는 기간은 평균 15.6개월까지 늘어났다. 학령인구의 급감에 따라 정부는 지속적으로 교사 수를 줄일 방침이라 임용 적체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6년째 임용 절벽… 임용 대기 1년 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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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월 서울 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114명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1일 기준으로 근무지를 배정받지 못했다. 전년도 합격생들이 순차적으로 임용되면서 발령 순서에서 밀린 것이다. 지난해 합격자까지 포함하면 미임용 인원은 총 119명으로 늘어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17년 ‘임용대란’ 이후 올해까지 당해 합격생이 새 학기에 전원 임용되지 못하는 현상이 6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임용대란’은 정부의 교원 수급 계획 실패로 임용 대기자가 급증한 사태를 일컫는다. 그해 8월 초등교사 임용 대기자는 전국 3817명까지 늘었다. 정부는 2018학년도부터 신규 초등교사 임용 인원을 40% 감축해 임용 적체를 해소하고자 했고, 특히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 규모는 2017년도 813명에서 이듬해 382명으로 줄었다. 서울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임용 인원은 2022년 216명, 올해는 114명까지 줄었다. 6년 새 임용 인원이 7분의 1 수준이 된 것이다.

신규 임용 교사를 줄여 교원 수급을 조절해왔음에도 서울의 평균 초등교사 임용 대기 기간은 전국에서 가장 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2017년 이후 서울의 임용시험 합격자의 발령 대기 기간은 평균 15.6개월에 이른다. 2019년 서울 지역 합격자 15명은 2년 7개월이 지난 2021년 9월에 발령되기도 했다.

● 초등생 6년 뒤 34% 감소

교원 수급 방안은 당분간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약 258만 명인 초등생 수는 2027년 201만 명, 2029년엔 170만 명 선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9년은 24만 명대로 떨어진 지난해 출생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다. 이달 서울 광진구 화양초가 폐교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사정이 나은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학교가 생기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024∼2027년 적용할 교원 수급 계획을 발표한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원 채용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수를 줄이더라도 다양한 교육 수요에 맞춰 교원 수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부처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에선 지난해 기준 21.1명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아래로 낮춰야 한다며 교원 수 감축에 반대하고 있어 교원 수급 계획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도시나 신도시엔 학생 수 30명에 이르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많고,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기초학력 보장 정책 등 학생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선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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