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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아베파` 눈치 봐야…日 관대한 외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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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②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기시다, 韓과 안이하게 타협하다 `아베파`에 약점 잡힐 우려

한일관계 정상화 하고 리더십 공고히 할 수 있는데 아쉬워

이데일리

이원덕 국민대 교수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한국과 안이하게 타협을 하다가는 `아베파`한테 약점을 잡혀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기시다 총리 스스로도 행동에 잘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못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민당의 파벌 성향을 보면, `기시다파`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시한다. 특히 전통적으로 한국과의 역사 문제에 대해서 매우 전향적이었다”면서도 “아베 전 총리 사후에는 기시다 총리도 `아베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파벌 정치가 유독 강한데, 집권당인 자민당 내 파벌 구조를 보면 ‘아베파’로 불리는 극우 세력인 ‘세이와정책연구회’가 최대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해 100명에 가깝다. 이에 반해 기시다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성격의 ‘굉지회’ 세력은 절반 수준이다.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가 그간 중도·실용주의적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이 교수도 한일 역사 문제가 진전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당 내 극우 파벌이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20~30%대 저조한 지지율도 발목을 잡는다.

이 교수는 “기시다 정부가 여러 가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타결해서 한일 관계를 정상화 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가져갈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그렇게 결단력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경제가 후퇴하고, 그 사이 중국이 궐기하면서 입지가 약해진 상황 탓에 일본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게 이 교수 분석이다. 그는 “일본의 관대한 외교가 실종되고, 내부를 단결시키기 위한 우파들의 선동에 더 민감해진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외에도, 한일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완전한 해결보다는 관리의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웃 국가 간에 늘 있을 수 있는 문제다. 한중관계도 역사 이슈에서 갈등이 많지 않나”라며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역사적인 쟁점에 대해서 관리를 해나가는 태도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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