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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욕하고 때려도 버젓이 명문대 진학…'학폭 미투'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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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힘이 있으면 잘못도 없앨 수 있다는 잘못된 교훈"

"학폭 저지르고도 서울대 진학…피해자 마음 아플 것"

'더 글로리'와 정 변호사 사임으로 학폭 뜨거운 감자 부상
뉴시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과거 학교 폭력 문제로 낙마한 가운데 28일 오후 정 변호사 아들이 진학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학교에 관련 내용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3.02.28. livertre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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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준호 전재훈 기자 =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낙점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한 가운데, 정 변호사 아들이 전학 이후 서울대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들이 허탈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 폭력을 경험했던 피해자들의 이른바 '학폭 미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정 변호사 아들 학교 폭력 이력에도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년들을 중심으로 허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정모씨는 "힘이 있으면 잘못도 없앨 수 있다는 잘못된 교훈을 주는 것 같다"이라며 "이번 사건은 국수본부장이라는 자리에 오른 사람이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인데, 이런 어이없는 일이 어딘가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허탈하고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도 "돈 있고 권력 있으면 죄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일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다니 놀랍고, 저런 사람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려고 했다니 더 놀랍다"며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고 키울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받는데…"울화통 터져"


특히 학폭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음에도 가해자들은 좋은 학교에 진학해 미래를 그리는 현실이 원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강모(34)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을 장면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다"며 "피해자는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데 가해자를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질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재수를 선택했다는 박모군은 "학폭을 저지르고도 서울대에 진학해 잘 사는 걸 피해자가 보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며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똑같이 당하길 바란다", "죽을 때까지 꼬리표 따라다녔으면 좋겠다", "버티지 말고 양심껏 나가라", "부끄러운 거 알면 자퇴해라", "당당하게 입장표명하고 시위나 항의라도 하자" 등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나 '더 글로리'의 한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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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나비효과…'학폭 미투'로 번질까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대변하 듯 "단 하루도 잊어본 적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 없거든"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학폭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높아졌는데, 최근 국수본부장 사태에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연예계와 체육계를 중심으로는 이른바 '학폭 미투' 운동이 활발하다.

현재 방영 중인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자 황영웅씨는 과거 상해 전과가 있으며 학폭을 저질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황씨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본인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공개 사과하며 활동의 기회를 달라고 청했다.

그러나 본인과 제작진 모두 하차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공분을 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황씨 관련 민원이 폭주하자 내부 검토를 거쳐 심의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의 한 출연자도 학폭 이슈가 불거지자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닫는 등 침묵을 지키다가 뒤늦게 일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체육계에서도 일찍이 배구선수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가 학창 시절 동료 선수를 괴롭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당하고, 국내 리그에서도 퇴출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고교 시절 야구부 후배에게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씨와 현재 군복무 중인 LG트윈스 투수 김대현씨는 불구속 기소돼 각각 서울서부지법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k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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