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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尹대통령 3·1절 기념사 두고 갑론을박…전문가들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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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파트너' 강조 긍정적…과거사 언급 없어 아쉬워" 총평
대통령실 "한일 협력관계 중요성 메시지 잘 전달됐다" 자평


더팩트

윤석열 대통령의 104주년 3·1절 기념사가 논란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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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채원 기자]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3·1절 기념사를 두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념사'라는 호평과 '역사관이 의심된다'는 혹평이 엇갈리면서다.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했다. 그러나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논의가 최근 한일관계의 중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윤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언급하지 않은 점엔 아쉬움을 표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가급적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미일이 북핵 대응에 협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가야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하려면 그 중간에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강제동원 피해 배상 등 일본은 과거사 문제 해결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을 침략자에서 협력자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의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가해자 논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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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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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군국주의라는 말 자체가 상당히 강한 톤의 표현이었고, 일본 언론에서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탈 뿐 아니라 자국민의 자유 등을 제한했던 당시 체제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다. 양 교수는 "한국 정부가 현안인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본 측이 응하지 않는 데 따른 반감 또는 조바심이 느껴졌던 연설"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3·1절 기념사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현안에 대해 미래지향적으로 타결해가자는 정도의 문구는 들어가는 게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도, 과거사 문제 해결도 해내야 하는 윤 대통령의 고민이 엿보인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안보협력 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조속한 한일 관계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다. 신 교수는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나 강제동원 피해 문제 등 현안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고 해 '친일적'이라는 식의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일관계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도 잘 매듭짓고 넘어가야 한다는 식의 언급은 필요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기념사 논란에 한일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시지가 잘 전달됐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사에 대한 언급 없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라고 표현한 대목이 굴종적 외교관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는 늘 고민이 많다. 과거, 현재, 미래가 있다"며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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