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토건비리 의혹 공방 현재진행형…양측 모두 '철저 규명' 태세
총선 앞두고 민생이슈 해결 위해 '전략적 협력' 가능성은 열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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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기도 예선정책협의회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 당시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당시 경기지사)가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김철선 기자 =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대표가 선출되면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대선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한 만큼 정식 당 대표가 카운터파트로 만나는 것은 이준석·송영길 전 대표 시절 이후 1년여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신임 대표와 이 대표가 그간 걸어온 길과 각자 떠안은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여야 관계가 순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두 사람은 사법시험 출신이라는 점을 빼면 삶의 궤적을 볼 때 뚜렷한 공통 분모가 없다.
64세로 이 대표보다 5살 많은 김 대표가 3년 먼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대표는 1983년(25회)에, 이 대표는 1986년(28회)에 문턱을 넘었다.
이후 김 대표는 판사를 거쳐 2004년부터 울산에서 국회의원 4선 고지에 올랐고, 2014년부터 4년간은 울산시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변호사로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운동을 하다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2018년 경기지사를 거쳐 대선후보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나마 두 사람 모두 광역단체장 경험이 있다는 게 공통분모라면 공통분모다.
2021년 9월에는 경기지사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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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기도 예선정책협의회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 당시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 당시 경기지사)가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각자 정치적 중량감을 키운 지역의 토건 비리 의혹에 연루된 처지라는 점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미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은 상황으로, 이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내내 발목을 잡고 있다.
두 사람은 이 문제를 두고 지난 대선 레이스에서 강하게 충돌한 바 있다.
김 대표는 2021년 원내대표 재임 중 당내에 대장동 의혹의 진상을 규명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 대표를 향해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하여 잠근다는 뜻)은 물론 남극 쪽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유배된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김 대표는 계속해서 이를 집요하게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는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를 꾸릴 정도로 이 대표의 범죄 혐의에 일찍부터 주목했다"며 공세의 고삐를 죌 것임을 예고했다.
반대로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은 민주당의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로부터 2007년 울산 KTX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대표가 소유한 땅을 지나도록 휘었고 이에 따라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해당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당이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진상조사단'을 가동한 만큼 그 진상규명은 엄정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대표는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으로 도덕적 흠결을 가진 채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어느 국민이 김 대표의 발언을 공정하다고 여기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양측 모두 민생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상황에서 극단의 대치는 피로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대표 대 대표'의 관계는 만들어가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라며 "중요 법안 처리 등을 위해 국정 파트너로서 협의할 것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재명 대표를 만나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도 "대선 때 여야의 공통 공약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도 있는 만큼 민생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김 대표와 협력해야 할 때는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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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김철선 기자 =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대표가 선출되면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대선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한 만큼 정식 당 대표가 카운터파트로 만나는 것은 이준석·송영길 전 대표 시절 이후 1년여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신임 대표와 이 대표가 그간 걸어온 길과 각자 떠안은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여야 관계가 순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