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폭풍 성장 했지만
경쟁 촉진할 메기는 시기상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융당국이 5대 금융지주회사 중심으로 구축된 은행산업 과점체제에 메스를 들이대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과점체제를 깨기 위해 규제 완화는 물론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론(論)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성을 바탕으로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폭풍 성장'을 이뤄 온 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들이 실질적으로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는 ‘위협적’ 경쟁상대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편의성 무기로 영역 확장…폭풍 성장한 인뱅
1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총 자산 규모는 40조8398억원(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년(35조5509억원)대비 15% 성장했고 2019년 대비로는 91% 증가했다. 케이뱅크 역시 총 자산 규모는 약 15조5405억원으로 2019년 대비 450%나 커졌다. 2019년 후발주자로 합류한 토스뱅크의 경우 자산규모가 27조3589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042만명(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644만명 규모다. 이는 주요 5대 은행 중에 가장 많은 MAU를 보유한 KB국민은행(1000만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사업 규모도 꾸준히 키우면서 지난해 355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2019년(140억원),2020년(1140억원), 2021년(2040억원),2022년(2631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2021년 흑자전환 이후 흑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36억원으로 전년(225억원) 대비 272% 증가했다. 적자였던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 기준으로 첫 분기 흑자 전환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이처럼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데는 프로세스의 단순화, 디지털화 등 인터넷은행만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 했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나 디지털 전환이란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이래 모바일 뱅킹은 은행산업에 있어 일종의 ‘뉴노멀’이 됐다.
이를 통해 3사는 가계대출로 시작, 1금융권에서 내쳐졌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비롯해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 대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영업이익과 여신 규모를 확장하면서 세를 늘렸다.
눈부신 성장 속 본연 임무 ’메기역할‘ 충분했나
눈부신 성장을 이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의 경쟁을 이끌어내란 특명을 잘 수행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지표상으론 은행산업의 경쟁은 개선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일반은행의 시장집중도는 소폭 하락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일반은행의 시장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지수(HHI)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18년 3월말 기준 1668이었던 HHI가 2021년 말엔 1660로 내려갔다. 통상 한 산업군의 시장집중도를 드러내는 척도인 HHI는 1000이하일 경우 ‘집중되지 않은 시장’, 1800이하일 경우 ‘다소 집중된 시장’, 1800초과일 경우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분류한다.
자산 항목별로 보면 총대출은 1708에서 1695으로, 가계대출은 1777에서 1679으로 각기 일반은행의 시장집중도가 줄어들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1626→1695)과 총예금(1723→1749)은 시장집중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직까진 유의미한 메기 역할을 하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대형은행의 유의미한 경쟁자가 되기엔 아직 규모가 작아 은행 간의 경쟁에는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규모 측면에서 시중은행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은 위협적인 수준이라 보기 어렵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0조8398억원으로 국내 최대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537조9971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아울러 최대 지방은행인 부산은행(72조8020억원)과도 격차를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비대면 거래, 플랫폼과의 연계 등을 차별화 지점으로 꼽았지만 기존 시중은행도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이런 취약점들을 보강해 냈다”면서 “아직 위협적이라고 느끼기엔 규모도 크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