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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우리 삶을 바꿀 …'메타버스 모멘트'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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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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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지난 2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주제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였다. 2200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삼성전자·SK텔레콤·KT·LG생활건강을 비롯한 국내 기업 130여 곳도 전시장을 꾸렸다. 특히 2019년의 90% 수준인 8만9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린 것으로 추산되며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한 지 6년 차에 돌입한 가운데 현장에선 수익화를 위한 킬러 콘텐츠 상용화가 가장 큰 화두였다.

'넥스트 인터넷'으로 꼽히는 메타버스는 눈앞에 다가왔음이 실감됐다. 사용성 있는 HMD(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기기 상용화가 본격화하면서다. 퀄컴은 이번 MWC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용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위한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휴고 스와트 퀄컴 XR부문 본부장(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디바이스부터 프로세서, 연결성, 생태계까지 지금 우리가 공간 인터넷을 두고 하고 있는 일은 20년 전 모바일 인터넷에서 작업하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기기는 크기가 작아지며 성능이 좋아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한편 AR 글라스는 기업을 겨냥해 소비자향보다 더 커지고 무거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퀄컴은 부스에도 자사 칩셋을 탑재한 각종 글라스 제품을 집대성해 전시했다. 레노버의 최신 AR 글라스 제품을 착용하고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비즈니스석 문을 열고 등받이를 조정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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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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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장에선 중국 샤오미가 새롭게 선보인 무선 AR 글라스 '디스커버리 에디션' 시제품 실물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손가락 제스처로 줌인·아웃과 스크롤을 포함한 화면 조작이 가능한 제품이다. 126g의 가벼운 무게에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탑재로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올해 출시하는 HMD 기기가 150인치의 초대형 4K 화면으로 마치 극장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애플이 MR 제품을 내놓으면 대중화가 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인 패션기업 푸이그의 기술 자회사 에어퍼퓸은 메타버스 공간의 냄새를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인칭 아바타로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공간을 거니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체험하면서 화면 아래의 기기를 통해 해당 장소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구엘 공원에선 특유의 독특한 꽃 향기가, 람블라 거리에서는 꽃집, 바르셀로네타 해변의 지중해 냄새가 풍겨오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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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니트리의 로봇 개.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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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3차원(3D) 홀로그래픽 원격이동(텔레프레전스) 기술을 시연해 보였다. 원형 스튜디오 내부에 설치된 20여 대의 360도 카메라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며 화면 안 바닷속이나 농구장 화면에 아바타로 옮겨냈다.

차세대 통신인 6G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됐다.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은 6G 기지국 장비 실물을 부스에 선보였다. 기지국의 디지털 파트를 유선으로 연결해 성능을 시연하고 있었는데 장비와 연결된 화면에선 102.5Gbps의 전송 속도가 구현되고 있음이 표시됐다. 넓은 대역의 주파수를 한 사업자에게 할당할 경우 이 정도의 속도가 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에릭슨은 6G 시대에는 대규모 사물인터넷(IoT)을 가능하게 하는 초저전력 디바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예시로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매우 얇은 6G 안테나를 니트 조끼에 붙여 선보였다. 해당 안테나는 기지국에서 단말에 보내주는 신호를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배터리 없이 수많은 센서나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6G는 분명 새로운 요소를 요구할 것이나 대부분 5G의 연속선상에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나 정부 모두 현재 5G 수준에 머무르려 하기보다 5G의 특징을 더 백분 활용할 태세를 갖춰야 6G 시대가 왔을 때 선발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는 6G 응용 서비스 일환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사하는 로봇을 들고나왔다. 현장에서 각종 동작 인식 장비를 팔에 착용한 남성이 다기 그릇을 왼손으로 쥐는 동작을 취하자 로봇이 똑같이 행동에 옮겼고, 남성이 오른손을 쥐었다 펴자 로봇 역시 들고 있던 차선(거품 내는 기구)을 다기 안에서 휘저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소리와 영상 같은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통신하지만 향후에는 오감을 비롯한 방대한 멀티모달 정보를 6G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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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중국 기업들 약진도 두드러졌다. 로봇이 대표적이다. 샤오미 부스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 원'과 로봇개 '사이버도그'를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사족보행 로봇이 몸을 뒤집고 네 발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재롱을 부리자 관람객들의 웃음과 감탄이 터져나왔다.

또 다른 중국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의 로봇개 '고원(Go1)'도 화웨이 협력사 전시가 집중된 첫 번째 전시관을 활보하고 다녔다. 12㎏의 초경량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다만 이들 로봇개는 아직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주로 판매되며 상용화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원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한 시간 반 이하여서 내구성이나 신뢰도 면에서 아직까지 현장에 적용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됐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는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자체 타깃 광고 사업을 구축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머신러닝 플랫폼을 내놨다.

현장에서 만난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통신사들이 대부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커넥티드TV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보니 폴로어 미팅 요청이 많이 온다"며 "작년에는 기업의 수익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건실한 비즈니스에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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