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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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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이 0.3㎜ 얇아졌다…치매 위험도 높이는 미세먼지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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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교수팀





뇌·폐로 들어가 염증 일으켜

대뇌피질 네 가지 부위 축소 유발

대기오염 물질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의 두께를 얇게 만들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물질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염증을 만들고 이 염증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뇌에 도달하면 신경 염증을 일으킨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기억, 학습 능력 등 다양한 뇌 인지 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뇌 질환과 관련 있다.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연구팀은 2014년 8월부터 32개월간 서울·인천·원주·평창에서 뇌 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등 주요 대기오염 물질 세 가지를 지표로 대기오염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올라갈수록 대뇌피질의 두께는 감소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가 각각 0.04㎜, 0.03㎜, 0.05㎜씩 줄었다.

계산·기억력 등 인지 기능 저하 유발

또한 연구팀은 뇌 영상 기반의 인공지능 기법으로 치매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뇌 위축 지수 평가’를 진행했다. 이 지표를 활용하면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축소 정도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비교할 수 있다. 평가 결과,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대뇌피질 감소 양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대뇌피질 위축 부위와 흡사했다. 전두엽·측두엽·두정엽·뇌섬엽 등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지각력,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줄어들면 그 기능이 떨어져 치매가 발병한다. 대상자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마찬가지로 대뇌피질의 네 가지 부위 모두 위축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마다 전두엽 두께는 0.02㎜, 측두엽 두께는 0.06㎜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10㎍/㎥ 상승할 때마다 측두엽 두께가 0.18㎜ 줄었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오르면 인지 기능 역시 떨어졌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10단위씩 증가할 때마다 인지 기능 점수는 각각 0.69점, 1.13점, 1.09점 줄었다. 이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연구 대상자의 계산, 언어, 기억 능력이 감퇴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10단위씩 증가할 때마다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각각 1.5배, 2.2배, 1.7배 증가했다. 조재림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을 위축시켜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기오염이 심할 땐 외출을 삼가고 바깥 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결과는 국제 환경 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 최신호에 실렸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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