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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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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서 인기 사라졌는데" 암호화폐, 美 세계 최대 개발자회의서 존재감 뽐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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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게임사들 'GDC 2023'서 블록체인·P2E 소개
국내선 "서비스 불법"에 해외서만 서비스·홍보 중
해외서도 '암호화폐 겨울'·게이머 불신 넘어야
한국일보

위메이드는 20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회의(GDC) 2023'에 주요 후원사 중 하나로 참가해 위믹스 생태계를 소개할 방침이다. 위메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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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대체불가능토큰(NFT)·돈 버는 게임(P2E). 2022년 초만 해도 게임업계를 주름잡던 열쇳말들이 1년 만에 수면 아래로 사라졌지만, 게임사들은 여전히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P2E가 불법이라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외 홍보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20일~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회의(GDC) 2023'에 참가하는 한국 대형 게임사들은 하나같이 블록체인 게임 관련 프로젝트를 내세운다. GDC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로 개발자·게임사 간 기술·사업 교류가 활발하다. P2E 열풍이 강했던 지난해에는 특히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뛰어들어 화제였다.

올해 GDC의 주요 후원사로 참여한 ①위메이드는 대규모 부스를 마련해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알리고 장현국 대표가 기조연설도 한다. ②컴투스그룹 역시 이규창 컴투스USA 대표가 플랫폼 엑스플라를 소개한다. ③넥슨은 인기작 '메이플스토리'와 NFT를 접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④넷마블은 블록체인 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의 정보를 선보인다. 네오위즈의 블록체인 사업 플랫폼인 '인텔라X'는 암호화폐 폴리곤의 핵심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이번 GDC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나선 것은 국내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해 P2E 게임 서비스가 한동안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올해 초 '파이브스타즈'와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등 국내 서비스를 시도한 P2E 게임의 심의를 거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게임사들은 지난해 초 실적 발표에서 블록체인 게임 개발이나 진출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올해는 관련 언급을 눈에 띄게 줄였다.

게이머들 "P2E, 게임보다 경제에 치중" 불만

한국일보

GDC 2023에 참여하는 한국 게임사의 게임 및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필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넥슨), 모두의마블2:메타월드(넷마블), 컴투스, 인텔라X(네오위즈).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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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 하지만, 현재 세계 게임시장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열기는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이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 등으로 휘청이면서 암호화폐의 겨울이 왔고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가치가 널뛰면서 게임사가 발행한 코인들도 급등락을 거듭했고 안정성이 의문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전부터 해외의 게임업체들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관심의 열기는 뜨뜻미지근했다. 2021년 세계 최대 유통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게임의 유통을 막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가와 EA 등도 NFT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혔고, 지난해에는 메타버스의 대표 사례로 꼽힌 마인크래프트가 "NFT는 투기"라고 선언했다.

게임 개발자와 이용자 중에도 "P2E는 게임보다 돈벌이에 치중하고 부실한 게임을 양산한다"며 믿긴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P2E 게임이 대부분 신규 개발사의 소규모 프로젝트라 사기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블록체인 게임 5개를 유통 중이며 20개 정도를 더 판매할 예정인 게임 유통 플랫폼 에픽게임즈스토어는 "블록체인 게임들이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부적절한 행동이 있을 경우 플랫폼에서 곧바로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블록체인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조차 업계와 소비자들이 그 장점을 받아들이려면 결국 연결된 게임이 흥행해야 한다고 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5일 위믹스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개 질의 응답에서 "현재 시장을 보면 블록체인 게임을 부실하게 만드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며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을 이어보려는 시도는 중간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작부터 완전한 토크노믹스(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적용한 트리플A급(고품질) 게임의 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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