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를 설립한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화웨이의 부품 1만 3000여개를 중국산으로 교체했다고 최근 밝혔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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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지난달 24일 상하이교통대학(자오퉁대학)에서 열린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부품 교체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미국 제재로 타격을 입은 우리 제품 속 부품 1만 3000여개를 모두 중국산으로 교체하고, 회로기판 4000개를 재설계했다"며 "(미국산 부품 없이) 자체 기술로 생산을 안정화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대(對)중국 압박 전선에서 주요 표적이 된 화웨이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시작된 제재로 큰 곤욕을 겪어왔다. 미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에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핵심기술이 들어간 부품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날을 세워 5G와 관련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도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품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나선 참이다.
통신은 "미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기술을 배우는 걸 막으려 애를 쓰고 있지만, 런정페이의 이런 발언은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기술을 확보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화웨이 측은 로이터의 관련 문의에 답변을 주진 않았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기업이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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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회장은 이 세미나에서 "화웨이가 미국과 분쟁을 겪기 전까지는 나 역시 서방 기술의 옹호자였다"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부품은 미국에서 생산되며, 나는 그런 부품과 장비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갑자기 제재를 받게 됐고, 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돼 "정신이 멍해졌다"며 에둘러 미국의 제재 정책을 비판했다. 다만 정치적 논쟁을 피해가려는 듯 "지금도 반(反)서방주의자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런 회장은 화웨이가 지난해에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38억 달러(약 31조원)를 썼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려움에 부닥쳐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며 "지난 20여년간 거액의 돈을 들여 기초 이론 연구 과학자를 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연구개발 분야 지출을 계속해서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화웨이는 AI 시스템으로 제철소나 항만 하역 작업 등을 이미 무인화했다"며 "AI의 시대에는 수학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련 인재를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대학·연구소·기업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단 의견을 피력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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