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와 관련해 관계자들에게 업무과실치상 혐의 적용과 함께 방화·실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강력수사대는 20일 관련 브리핑을 열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으나 아직 업무상 과실치상이나 방화·실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사 후 얻은 결과로 관계자 입건, 혐의 적용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가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합동 감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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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은 조사관 5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불이 난 공정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곳 영상과 공정 설계도면, 공장 내 화재·소방 관련 매뉴얼, 작업일지 20개 이상을 제출받아서 분석 중이다. 최근까지 현장 작업자 7명, 공장 설비·기술팀 직원 등 모두 9명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CCTV 영상 분석 결과, 불은 오후 10시 5분쯤 2공장 가류공정 12번째 공정과 14번째 공정 사이에서 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2공장 작업자 3명을 소환조사해 화재 원인 관련 수사를 이어갔다.

현장 목격자들은 지상과 지하 공간에 걸쳐서 배치된 2공장 가류기 지하공간에서 연기가 올라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 작업자들이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진화에 실패했고 16분 뒤인 10시 21분쯤 119 소방대가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을 보면 10시 35분부터 불길이 치솟는 게 보인디”며 “불 자체가 급속히 확산하지 않아 초기에는 자체 진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류기가 지하공간과 지상 공간에 걸쳐있고 밑으로 전기배선과 배관 등으로 복잡하게 이뤄진 구조로 불을 확산시킨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발생 사흘째인 지난 14일 소방당국이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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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소방본부, 대전고용노동청 소속 조사관 등 40명으로 합동감식반을 구성해 지난 14일 오전 한차례 감식을 실시했다. 그러나 무너져 내린 철골 구조물과 가연물 등으로 현장 진입에 실패했다. 경찰은 현장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2차례 더 현장 감식을 진행해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화재 수신기 등의 기록을 보면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 등은 정상 작동한 흔적이 있다”며 “화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 후 얻은 결과로 관계자 입건,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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