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부동산PF 뇌관' 중소증권사·캐피털이 떤다 [SVB 사태 긴장 지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VB發 위기 국내도 불안
비은행권 위험노출액 200조 육박
약한 고리인 부동산PF 부채 우려
당국, 저축은행 등 선제대응 강화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다. 위험 노출액 규모는 200조원을 넘보고 9개월 만에 연체율이 5배 가까이 늘어난 업권도 나타났다. 실제 보험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월말 기준 0.07%에서 지난해 3·4분기 0.39%로 껑충 뛰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가운데 국내 금융위기 뇌관 1순위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식하고 부동산 PF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은행권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8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PF대출 잔액(116조6000억원)의 73.6%로 은행권 PF대출 잔액(30조8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문제는 비은행권 부동산PF의 위험노출액이 최근 4년 사이에 2배가량 늘며 200조원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비은행권 부동산PF 금융위험 노출액은 2018년 말 9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기준 191조7000억원까지 폭증했다. 부동산PF 위험노출액에는 대출,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등이 포함된다.

연체율도 가파르게 치았다. 보험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07%에서 단 9개월 만에 0.39%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캐피탈사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4%에서 1.2%로 증가했다. 증권사는 3.7%에서 8.2%로, 저축은행은 1.2%에서 2.4%로 각각 연체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통상 은행에 비해 자본여력이 낮은 비은행 금융기관은 위험사업장을 주로 취급해 사업성 악화로 인한 PF대출 부실 가능성이 크다. 실제 유동화증권과 같은 부동산PF 관련 채권이나 증권은 보통 2~3년 후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기반해 제공돼 위험도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이 자칫 금융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SVB, CS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이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약한 고리인 부동산PF 등 부동산을 둘러싼 부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은 중소 증권사, 지방 저축은행 및 캐피털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부실과 잠재 리스크가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의 경우 고위험사업장 대출비율이 높다는 점이 주요 부실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고위험사업장 대출비중이 29.4%, 리스크가 큰 아파트 외 사업장 대출비중이 84.6%로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9000억원에 달한 부동산PF 대출 관련 우발채무 가운데 가치손실 위험을 증권사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매입 확약' 비율이 92.4%(19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다.

이 같은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금융당국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저축은행 PF대출 자율협약'을 실시해 한시적으로 저축은행의 여신한도를 완화한다. 사업장에 대한 채권 재조정 및 신규 자금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