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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퍼스트리퍼블릭 2차 구제안 논의…"예금의 자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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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대형은행들 추가 지원 검토"…퍼스트리퍼블릭 주가 47% 폭락

뉴스1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지점ⓒ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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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금융 중심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파산 위험의 중소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을 살리기 위한 두번째 구제안을 계획중이다. 지난주 대형은행들이 300억달러 예금을 지원했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은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되며 주가가 47% 주저 앉았다.

◇"300억 예치금 자본 전환시 재무 개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은행업 로비단체 '금융서비스포럼(FSF)'이 다음날 21일 워싱턴에서 주최한 모임에서 별도로 월가 은행들의 임원들이 만나 퍼스트리퍼블릭에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지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FT 소식통은 대형은행들이 지원한 예금을 전부 또는 일부를 자본주입(투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소식통은 "(대형은행들이 지원한) 예금은 대차대조표상 부채이며 퍼스트리퍼블릭이 대형은행에 그만큼 돈을 빚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지원 예금을 자본(equity)으로 전환하면 퍼스트리퍼블릭의 재무 상태는 상대적으로 더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에는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S&P 신용등급 추가 강등…주가 47% 폭락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이날 47% 폭락했고 이달 들어서만 거의 90% 추락했다. 지난주 11개 대형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를 예치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폭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S&P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일주일 사이 2차례 강등했다. S&P는 일요일이었던 19일 퍼스트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3단계 낮췄다.

S&P는 "퍼스트 리퍼블릭이 11개 미국 대형 은행으로부터 30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해 단기 유동성 압박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실질적인 사업, 유동성, 자금 조달,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5일에도 S&P는 이 은행의 등급을 'A-'에서 최대 7단계 낮은 'B+'까지로 강등했다.

◇연초 이후 예금 700억 인출

FT 소식통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모두 1764억달러의 예금 중에서 연초 이후 발생한 인출은 70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12일 파산한 시그니처뱅크를 인수한 뉴욕커뮤니티뱅코프에 따르면 시그니처에서 연초 이후 발생한 예금인출은 500억달러로 전체 예금의 60% 정도가 빠져 나간 것이다. 지난해 12월 말 시그니처 예금은 총 880억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뉴욕커뮤니티뱅코프는 시그니처 예금인출이 상당했지만 지난 주 안정화했다고 확인했다. 규제당국은 파산한 시그니처 예금을 한도를 넘겨 전액 보증했다. 20일 뉴욕커뮤니티뱅코프의 주가는 30% 넘게 뛰었다.

가장 먼저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SVB)에서는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지난 10일 총예금의 1/4에 해당하는 420억달러가 인출돼 초고속 뱅크런(대량예금인출)이 발생했다.

◇"믿거나 말거나 지난주 중소은행 예금 유입"

SVB, 시그니처뱅크의 붕괴로 퍼스트리퍼블릭까지 휘청이고 유럽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경쟁사 UBS에 인수되며 최근 글로벌 은행시스템은 15년 만에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각국 정부들이 위기 불식을 위해 공조하며 신속한 조치에 나섰다.

미 정부는 파산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증하고 새로운 유동성 창구를 개설한 데에 이어 다른 5개 중앙은행들과 손잡고 달러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

중소한 지역은행들은 지난주 14% 폭락했다가 이날 1.2% 반등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최근 은행 소동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은행컨설턴트 캠든 파인은 FT에 주로 자산 100억달러 미만 은행과 일한다며 "수 십명의 지역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대화했는데 믿거나 말거나 지난 주에 예금이 유입됐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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