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클럭 AP몰러-머스크 CEO 인터뷰
빈센트 클럭(Vincent Clerc) AP뮐러-머스크 CEO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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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한국 조선사들과 함께 일한 오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사들이 제공하는 품질과 그들이 설계·제조에서 제공하는 혁신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이자 물류회사인 덴마크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향한 깊은 신뢰를 표현했다. 한국 조선업체에 올해 내 메탄올 추진선을 추가 발주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1904년 창립된 덴마크 대표기업 머스크는 '세계 최대 선사'에서 '육상·항공 등 통합 물류회사'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1997년 머스크 라인에 입사한 클럭 CEO는 북미·남미·태평양·유럽 교역을 두루 담당하며 27년째 머스크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2017년 AP몰러-머스크 부사장을 거쳐 2019년 해양·물류 CEO에 임명됐고, 올해 1월 머스크 수장이 됐다.
클럭 CEO는 "머스크가 한국 조선사와 해 온 협력은 특별하다(unique)"며 "이 협력은 머스크가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들과 함께 첫 걸음을 내딛는 걸 도왔다"고 했다. 이 '첫 걸음'은 머스크가 2021년 8월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운항을 말한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 표준이 불확실하던 당시 머스크는 해운사 중 처음으로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컨테이너 선박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당시 발주한 8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 오는 6월경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머스크의 첫 발주 이후 전세계적으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주문이 급증하는 추세다. 머스크가 선택한 선종이 '대세' 친환경 선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모두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자회사(현대중공업 18척, 현대미포조선 1척)에만 발주했다. 이 이유를 클럭 CEO는 "품질과 신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가 발주했을 때 기존 조선사가 아직 만들지 않은 것이었다"며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고, 우리가 원하는 품질을 얻기 원했다"고 했다.
클럭 CEO는 '그린 메탄올'로 가는 컨테이너선의 등장이 돛에서 엔진으로 선박의 동력이 바뀐 것에 버금 가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메탄올 추진선의 연료를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그린 메탄올을 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린 메탄올로 작동할 새로운 선박들이 건조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연료를 바꾸는 건 배를 운영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중 한국 조선사에 메탄올 추진선을 추가 발주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꽤 가능해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약속했고, 2030년까지 해상 운송 화물의 25%를 (탄소중립 연료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며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박을 교체하는 데에 일정 규모의 주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아마도 한국에서 메탄올로 운항하는 더 많은 배를 주문할 것이고, 2040년까지 이 선박 교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진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5년 1월부로 MSC와의 2M 얼라이언스 결렬을 공식 발표한 머스크가 한국 해운사인 HMM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 "상호 이익이 있을 수 있는 분야에서 서로를 돕기 위해 서로 다른 선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그 중 일부는 MSC와의 지속적인 관계일 수도 있고, 일부는 과거에 우리가 좋은 협력 관계를 맺었던 다른 파트너일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대화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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