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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산차 '인증중고차' 시대 드디어 열린다…현대차 첫 진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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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콘셉트. 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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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현대자동차가 국산차업계 최초로 '인증중고차' 시장에 뛰어든다.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를 판매하게 되면서 그간 '허위매물' 등으로 얼룩졌던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선 중고차 가격 상승과 영세 중고차업체의 생존권 위협 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는 23일 오전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제5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현대차는 정관의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업과 금융상품 판매대리와 중개업을 추가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인사말에서 "금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고, 잔존가치를 제고해 고객의 실부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인증중고차는 BMW 등 수입차업체들만 판매해왔고,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산차업체들은 중고차사업을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인증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낮았던 중고차시장이 투명성을 회복하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에 이어 기아와 쌍용차도 인증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중고차는 판매자가 차량의 주행거리, 성능상태 등의 정보를 독점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운영하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통해 차량 정보가 공개되면 정보의 독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통해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모델별 판매순위 등의 중고차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는 국토교통부와 보험개발원 등과 협의해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제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중고차의 사고유무와 보험수리 이력, 침수차 여부, 결함 및 리콜내역, 제원 및 옵션 정보 등 차량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중고차를 매각하려는 고객에게는 적정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내차 시세 서비스'를 선보인다. 적정가격 산정 서비스는 중고차의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중고차시장 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능으로 꼽힌다. 하나의 매물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교차로 확인하기 때문에 허위·미끼 매물을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차종‧시장점유율 제한 등 상생협력안 준수

특히 현대차는 중고차매매업계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기존 상생협의 과정에서 마련한 상생안을 준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업계는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점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5년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을 상생안으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5년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대상 범위를 벗어난 차량이 소비자로부터 접수되면 경매 등의 공정한 방법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중고차 시장점유율도 2022년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자체적으로 제한한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해도 2026년 기준 합계 시장점유율이 7.5%~12.9%에 불과하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전문가 "중고차 불신 해소 기대…기존 업계와 상생그림 그려야"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고차 업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고, 중고차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고품질의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어서다. 다만 불가피한 중고차의 가격 상승과 영세업체의 생존권 위협은 풀어야할 과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를 수익창출이 아닌 자동차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잘못된 중고차들이 돌아다니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 업계에 대한 불신이 높은 국내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희망해왔다"면서도 "다만 중고차의 품질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차량의 판매 가격이 다소 상승할 수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따라 기존 영세업체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대기업이 중고차로 수익을 보고 영세상인을 압박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상생활동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도 "주요 OECD 국가 가운데 완성차업체가 중고차를 판매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었다"며 "현대차에 이어 기아와 쌍용차까지 인증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업계에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고차업계는 영세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국내 신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상생의 그림을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산업수요 증가와 연관 산업 활성화 등으로 기존 중고차업계의 판매와 매출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산업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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