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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다양하고 강해진 북한 핵무력···태평양으로 ICBM 정상각도 발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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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지난 21~23일 ‘핵 무인 수중 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 시험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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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무인 잠수정을 동원한 수중 핵무기 폭발 시험을 처음 공개하고 초저고도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다양한 핵무기 발사 수단과 수중·공중에서의 막대한 파괴력을 과시하며 대남·대미 핵 위협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군사정찰위성 등 새로운 전술·전략 무기를 시험하며 계획된 핵무력 고도화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난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중앙군사위원장 지도 아래 신형 수중 핵 전략무기체계 시험과 전술핵 공격용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휘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4일 밝혔다.

수중 핵 전략무기체계 시험에는 ‘해일’이라는 이름의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이 투입됐다. 신문에 따르면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지난 21~23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홍원만 수역까지 59시간12분 잠항해 목표점에서 시험용 전투부(탄두)를 수중 폭발시켰다.

신문은 “수중 핵 전략무기의 사명은 은밀하게 작전 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며 “핵 무인 수중 공격정은 임의의 해안이나 항 또는 수상 선박에 예선하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은 지난 22일 해당 부대들의 전술핵 공격 절차를 숙달시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2기와 화살-2형 2기가 함경남도 함흥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으며 미사일들에는 핵 탄두를 가정한 시험용 탄두가 장착됐다.

신문은 “순항미사일의 초저고도 비행 시험과 변칙적인 고도 조절 및 회피 비행능력을 판정하는 시험도 진행하였다”며 “기종별로 각각 1발씩 설정고도 600m에서의 공중 폭발 타격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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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지난 21~23일 ‘핵 무인 수중 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 시험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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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책동이 가증될수록 우리는 끝까지 더욱 압도적으로, 더욱 공세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더욱 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고 있는 우리의 무제한한 핵 전쟁 억제능력을 인식시키기 위한 공세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최근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자유의 방패’)에 반발해 잇따라 전개한 도발적 군사행동의 연장선상이다.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쏘고 전술핵 공격 목적의 탄도미사일 공중 폭발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대남·대미 핵 위협 수준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립 등 ‘신냉전’ 국제정세 속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명분 삼아 핵무력 개발을 고도화·가속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특히 최근의 도발적 군사행동은 핵무기 투발 수단을 다종화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있다. 잠수함(지난 12일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산속 지하 고정발사대 ‘사일로’(지난 19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더해 무인 잠수정까지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열차, 저수지 수중 발사장, 600㎜ 초대형방사포 등 다양한 투발 수단을 선보이고 있다.

신문이 이번 훈련을 보도하며 “더욱 진화된 다각적이고 공세적인 핵 공격 능력”을 강조한 것도 유사한 취지로 해석된다. 무인 잠수정과 초저고도 비행 전략순항미사일은 감시망을 피해 은밀한 공격을 시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전술·전략핵 탄두의 폭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방사능 해일 발생을 목표로 핵 전략무기의 수중 폭발, 남한 대도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핵탄두 공중 폭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략순항미사일의 공중 폭발 고도는 600m로 지난 19일 탄도미사일(800m)보다 지상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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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지난 21~23일 ‘핵 무인 수중 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 시험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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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고도화를 위한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동은 점점 수위를 높이며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 연합훈련에 핵무기급으로 대응하는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압도적 핵 대응태세’를 밝힘에 따라 향후 한·미 훈련 전개 양상에 비례하는 무기 동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28일 전후로 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부산에 입항하는 데 맞춰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적 행동이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다음달 중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날 신문에 따르면 인공위성 개발 핵심기술 등을 논의하는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정기회의가 전날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실시를 공언한 태평양으로의 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수중 핵 전략무기처럼 북한이 오랜 기간 비밀리에 준비해온 새로운 무기가 등장할 수도 있다.

북한 핵무력 고도화에 대응하는 한·미의 억제 움직임도 강화되는 등 한반도의 ‘강 대 강’ 군사 대립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미 공군 전투기들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 제거하는 ‘킬체인’ 차원의 공대공 실사격·공대지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주한미군은 2017년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한 이후 처음으로 기지 밖에서 발사대 전개훈련을 전개했다고 한·미가 이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필사적인 핵 역량 강화는 안보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언제라도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비상 상황임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주체와 뚜렷한 해법이 안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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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은 2017년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고 처음으로 기지 밖에서 발사대 전개훈련을 전개했다고 한·미가 24일 밝혔다 미 국방시각정보배포 시스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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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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